실화가 아니어도 연예계의 성 상납 등을 그린 드라마와 가요가 있었다. 연예가 종사자가 직접 연예사업 이면에 숨겨진 추악한 현실을 우회적으로 고발한 내용으로, 사실 확인은 힘들지만 성 상납 등에 문제를 제기했었다. 지난해 종영한 SBS 드라마 ‘온에어’는 연예계 성 상납, 재벌 스폰서, 배우의 자살 등을 실감 나게 그렸다. 광고 재계약을 핑계로 광고주가 대뜸 호텔방 열쇠를 건네자 여배우 오승아(김하늘)가 냉소를 띠며 말한다.
“내가 많이 싸 보이나? 하룻밤이면 돼요? 나랑 놀고 나면 못 잊으니까 차라리 데리고 살아요. 하룻밤만 데리고 놀자는 거면 수작 걸지 말라는 뜻이예요.”
드라마는 또 다른 여배우가 성 상납을 강요 당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도 다뤘다.
‘온에어’를 쓴 김은숙 작가는 “연예계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이니 만큼 그 문제를 안 다루거나 피해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었다.
8년 전 종영한 SBS 드라마 ‘순자’도 한 여성이 스타가 되는 과정에서 체험한 연예계 비리를 다뤘다.
시골 장터에서 일하던 순자는 2년 만에 유명 배우가 되지만 연예인으로서의 삶에 회의를 느껴 양심 선언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는 성 상납, 매니저와의 유착 관계 등을 그렸다.
드라마뿐만 아니다. 성 상납을 소재로 한 노래도 있었다. 가수 바비킴이 이끄는 힙합그룹 부가킹즈가 2005년 발표한 노래 ‘서울야화’는 SBS를 제외한 방송사에서 모두 방송 부적합 가사라는 이유로 발매 직후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늦은 밤 급히 불려나가 성공을 전제로 한 성 상납 / 꿈을 위해 참고 또 참아 더러워진 몸뚱이를 피눈물로 닦아”라는 가사가 선정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 노래는 얼마 후 일부 기사를 수정해 심의를 통과했지만 많은 문제점을 던졌었다.
예나 지금이나 연예인들은 극소수를 제외하곤 대부분 열악한 상황에서 허덕인다. 그런 취약점을 노리는 부류들이 연예계에서 큰 손 노릇, 제왕 행세하는 게 현실이다. 연예계의 추악상을 유서로 고발한 탤런트 장자연씨는 실속도 없이 사후에 더 유명해지고 마수들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직도 가려내지 못했다. 봄날만 속절 없이 갔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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