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서 살아남기

최선희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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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경제위기는 국내 경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며 전세계를 경제 불황에 몰아넣고 있어 그야말로 레드오션의 시대가 왔다. 레드오션은 붉은(red)피를 흘려야 하는 경쟁시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기업과 개인만이 존재할 수 있게 된다.

본래 레드오션은 산업 초기 비슷비슷한 공산품을 생산해 내던 시대의 시장경제에는 어울릴 수 있는 이론이었다. 당시만해도 창조적인 제품 생산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블루오션이라고 일컫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인들은 상호 경쟁보다는 창조적인 제품 생산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블루오션은 아직 시도된 적이 없는 광범위하고 깊은 잠재력을 가진 시장을 비유하는 표현이다. 따라서 블루오션은 알려져 있지 않은 시장, 다시말해 현재 존재하지 않아서 경쟁에 의해 지배되지 않는 분야로의 진출이다.

피를 흘리면 싸우기 보다는 경쟁 자체가 불가능한 우월한 창조적 제품을 생산해 냄으로써 경쟁에서 살아남으려 했던 것이다.

블루오션에서 시장 수요는 경쟁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창조에 의해서 얻어지며 이곳에는 높은 수익과 빠른 성장을 가능케 하는 엄청난 기회가 존재한다.

블루오션 전략의 핵심은 고객 개념에 얽매이지 말고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 즉 푸른 바다(blue ocean)와 같은 신시장을 개척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긍정적인 측면에서 부각되던 블루오션 시장은 경기침체와 더불어 오래가지 못했다. 소비가 줄어들면서 또 다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린 것이다. 이로 인해 레드오션 시장으로 회기한 시장은 블루오션 시장을 기반으로 더욱더 치열한 경쟁 구도가 이뤄지게 된다. 우월한 창조적 상품들간의 경쟁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복합적인 시장은 기존의 산업시대와 달리 너무나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들마다 신규 브랜드와 신제품이 넘쳐나게 되고, 동일한 제품을 어떻게든 차별화 시켜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타벅스와 같은 해외 유명기업들의 커피전쟁을 들수 있다. 당초 전문매장을 중심으로 판매되던 유명 커피들은 불황이 지속되자 보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편의점 등에 진출하며 경쟁 시장이 넓어진 것이다. 또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체인점도 복합적 시장 구조의 한 예로 볼 수 있다. 보쌈, 피자 등 동일한 제품을 두고 차별화를 부각시키는 경쟁을 통해 불황을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한국쌀가공협회에서 세계 최초로 떡볶이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블루오션과 레드오션이 복합된 시장 개척을 눈앞에 두고 있다. 떡볶기를 하나의 산업으로 인식하지 못했던 시대에 단순한 먹을거리에 그치던 제품이 이제 세계적인 브랜드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블루오션이나 레드오션 시장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것이 아닌 두 시장의 특징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변화도 요구된다. 소수 소비자들의 감성을 이해할 수도 있어야 하고, 그러면서도 대중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그야말로 불황의 시대다. 하지만 불황의 시대에도 희망은 있다. 먼저 불황의 근본을 명확히 파악하고, 대처하는 기업이야말로 가장 먼저 불황을 극복할 수 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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