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A 연구’ 국내 메카로 부상 생명과학 미래를 이끈다

단국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서울캠퍼스를 뒤로 한 채 지난 2007년 8월 죽전캠퍼스(용인시 수지구 죽전동)로 과감히 자리를 옮긴 단국대학교.

21세기 교육의 국제화 및 개방화 시대에 경쟁력 있는 선진 대학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선택과 집중’을 카드로 꺼내 든 이 학교에 최근 주목받는 학과가 있다.

지난 2006년 ‘2단계 BK(두뇌한국) 21 사업’ 선정 후 두 번에 걸친 전국단위 평가에서 최상위 평가를 받은 분자생물학과가 주인공이다.

단국대 분자생물학과는 특히 RNA분야 최고 학과로 부상하고 있는데, 지난 3년간 학과 교수들의 SCI 논문만 무려 42편(2006년 14편, 2007년 16편, 2008년 12편)이나 됐다.

국내 최고 RNA 연구학과 입지 다져

학과 경쟁력의 근간은 단연 교수들의 연구업적이다.

BK 21 사업을 수행중인 단국대 분자생물학과 ‘RNA 전문인력 양성사업팀’은 교육과학기술부와 학술진흥재단이 선정한 ‘2단계 BK(두뇌한국) 21 사업’의 1~2차년도 평가(2007년, 2008년)에서 생물분야 사업팀중 전국 최상위사업팀에 연속 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했다.

사업팀장을 맡고 있는 정선주 교수는 “RNA 연구분야에서 국제적 지명도를 지닌 전공 교수진의 연구와 교육역량 강화에 수년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유전자 발현에 중요한 RNA 기능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단국대를 국내 RNA 연구 메카로 정립시키겠다”고 말했다.

RNA는 DNA가 단백질로 발현돼 생명현상을 나타낼 때 중간에 작용하는 분자로 알려져 왔다.

정 교수는 “RNA는 단순한 유전자 발현의 중간 전달자에 그치지 않고 생명현상을 광범위하게 조절하는 다기능성 분자”라고 설명했다.

‘RNA 전문인력 양성사업팀’은 학과 교수진 7명이 전원 참가하고 있으며 연구교수, 박사후과정생, 석박사과정생 등 다수의 전문연구인력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또 타전공에 비해 단국대 분자생물학과의 대학원 진학률은 상대적으로 높다.

박웅준 학과장은 “올해 초 44명이 졸업했고 이 중 단국대 대학원에만 12명이 입학했다”며 “타대학의 대학원 진학자까지 포함하면 평균적으로 졸업생의 30% 이상이 진학하는 셈”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학생들이 졸업하면 국공립연구소, 암센터를 포함한 각급 병원, 바이오 분야 전문기업과 제약회사 등에 진출하지만 생명과학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 효용성이 높아져 지금은 대학원 진학자가 급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대학원 진학을 준비중인 윤영하씨(4년)는 “타대학의 경우 학부생은 수업 이외의 본격적인 실험에 참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인데 우리 과는 2학년부터 전문 실험실 출입이 가능하다”며 “학과의 실험실습 기반이 월등해 이미 석사과정에 개설된 강의를 9학점이나 들은 상태”라고 말했다.

 

분자세포학실험실, ‘국가지정연구실’에 선정

단국대 분자생물학과의 분자세포학실험실은 암세포와 정상세포의 RNA가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경로를 규명하고 이를 억제하는 기술개발로 2008년 ‘국가지정연구실(NRL)’에 선정되는 결실을 맺은 바 있다.

정선주 교수는 “연구결과는 앞으로 새로운 항암제 개발과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기초기술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RNA Aptamer’를 개발해 이미 2007년 하반기 과학기술부로부터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과 학술진흥재단의 ‘2007년 우수성과 51인’에 선정된 ‘스타 교수’이다.

당시 학술진흥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 교수는 대장암 세포에서 과다하게 작동하는 베타-catenin 신호계를 표적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암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보여줬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분자생물학과는 해당분야 연구의 최신 트렌드를 주도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실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관련 학과가 공동 참여하는 대학부설 나노센서바이오텍연구소를 비롯해 학과내에 유전공학실험실, 분자유전학실험실, RNA세포생물학실험실, 생리생화학실험실 등 다양한 전문 실험실 라인업을 구축했다.

박웅준 학과장은 “다양한 실험기기를 통해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는 학생이 많아졌다“며 “김여재, 안선영, 한두열, 최승민 학생이 학부생 신분으로 이미 학술진흥재단의 등재지에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단국대에는 얼마 전 경사스런 일이 하나 생겼다.

교육과학기술부 최대 규모의 대학재정지원사업인 ‘WCU(World Class University)’의 선정이 바로 그것이다.

정부가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을 표방하며 도입한 WCU사업에서 단국대는 당당히 ‘나노-바이오 의과대학분야’ 육성을 신청해 5년간 200억원이 넘는 국가연구비를 받게 됐다.

 

현장중심 실무능력 제고 위한 URP 도입

분자생물학과의 수업은 통상 2~3인 조를 이룬 실험으로 진행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기본적인 내용은 이론수업을 통해 확인하고 실험장소에서 참가자 전원이 자신의 손으로 실험을 진행하며 강의내용을 체득하는 구조로 전공지식을 최종 점검하기 위해 논문 대신 졸업포스터를 제출하게 된다.

분자생물학과의 졸업포스터는 예술분야의 각종 공연이나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 형식이 아니라 연구주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결론을 도출하는 소위 ‘연구 개념도’의 형식을 띤다.

이와 더불어 단국대 분자생물학과는 1학기 중 대학발전전략과 맞물린 학과 특성화사업을 펼치게 된다. 학생들의 현장중심 실무능력 제고를 위해 URP(Undergraduate Research Program) 사업을 시행하겠다는 게 그 내용이다.

박웅준 학과장은 “이론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우수 졸업생의 배출로 취업과 진학률을 제고하기 위해 세부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인=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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