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장식자재 생산업체 LG 하우시스가 최근 세계 최초로 옥수수를 주원료로 하는 생(生) 분해성(미생물에 의해 완전히 분해되는 성질) 플라스틱 ‘바이오 PSA’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유리창, 버스 등에 붙이는 광고용 필름으로 쓰인다. 그동안 일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제품은 있었지만,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폴리염화비닐(PVC)을 전혀 쓰지 않으면서도 생 분해성을 갖춘 제품은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에코 폰’과 한국후지제록스의 최신 복합기 ‘아페오스포트 3C3300’은 옥수수를 활용한 식물성 플라스틱을 각각 휴대폰 배터리 덮개와 복합기의 드럼 카트리지 커버에 이용했다. 옥수수를 활용한 원료 개발이 이렇게 한창이다.
옥수수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 피죤이 내놓은 휴대용 탈취제 ‘쿨데오’는 옥수수에서 뽑은 전분을 효소 처리한 사이클론데그티린(녹말보다 분자량이 적은 당 물질)을 활용한 제품이다. 냄새가 밴 옷감 사이로 도넛 모양의 사이클론덱스트린이 침투, 구멍 안에 냄새 원인 균이나 냄새 분자를 가둬서 냄새를 없애준다. 웅진케미칼은 옥수수 원료에서 뽑아 낸 실로 만든 ‘에코웨이-소로나’라는 섬유를 개발했다. 이 섬유는 촉감이 뛰어나 등산복을 비롯한 아웃도어용으로 인기가 높다. 중앙대 명순철·이민원 교수팀은 옥수수 수염(옥수수의 암술) 추출물에서 항산화, 항염증 효과가 뛰어난 루테올린 등 3가지 물질을 찾아냈다.
“기찻길 옆 옥수수밭 / 옥수수는 잘도 큰다 / 칙폭 칙칙폭폭 칙칙폭폭 / 기차소리 요란해도 / 옥수수는 잘도 큰다” - ‘기찻길 옆’.
“우리 아기 불고 노는 하모니카는 / 옥수수를 가지고서 만들었어요 / 옥수수알 길게 두 줄 남겨가지고 / 우리 아기 하모니카 불고 있어요 / 도레미파솔라시도 소리가 안나 / 도미솔도 도미솔도 말로 하지요” - ‘옥수수 하모니카’.
그 옛날 동요로 노래되고, 배고픔을 달래주던 추억의 간식 옥수수가 비디오 연료, 식물성 플라스틱, 기능성 섬유, 비뇨기 질환 치료제 등 2만여 가지 제품의 재료로 쓰인다니 신비롭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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