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없는 지구촌을 상상하면 태고적의 대자연 그대로다. 온갖 생물체가 헤알릴 수 없이 많지만, 이들이 어울리는 생태계가 자연을 파괴하진 않는다.
환경 보존면에서 보면 유독 인간이 생긴 게 실책이다. 인간의 지능이 끝없는 문명의 발달을 추구하면서 환경이 파괴돼 간다. 인간의 삶은 그 자체가 환경파괴다.
예컨대 석유는 인류의 문명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천혜의 선물이지만 지구촌을 오염시켜 온난화 현상을 가져왔다. 남극의 빙산이 녹아내리고, 북극의 빙벽 또한 녹아 무너지고 있다. 이만이 아니다. 대기권의 오존층이 파괴돼 재앙은 하늘에서도 예고되고 있다. 지상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홍수와 가뭄 등 기후 및 기상 이변이 심화돼 간다. 먼 나라 얘기만 할 일이 아니다. 국내 연안에서 나타나는 이상 징후는 지구촌 이변이 우리 주변에도 가까이 다가왔다는 신호다.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괴상한 바닷고기가 잡히곤 하는 건 조류변화에 의한 남방 어류의 북상인 것이다.
문명의 발달은 이에 수반되는 환경파괴를 비례한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문명은 더 발달하고, 앞으로 또 더욱 발달할 것이다. 이로인한 재앙의 끝이 언제일지는 예기치 못해도 언젠가는 치명적인 종말이 있을 것이다. 이를 알면서도 멈출 줄 모르고, 멈출 수도 없는 것이 또한 인류문명의 발달이다.
환경론자들이 환경파괴를 성토한다. 지구촌을 지키자고 들고 나서는 것은 절실한 과제다. 지구는 하나 뿐이기 때문이다. 지구가 망가지면 인류는 갈 곳이 없다. 그러나 환경론 역시 절대적이지 못하고 상대적인 것은 인간생활이 하나에서 열까지 다 환경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가령, 집을 짓는데 단독주택을 짓거나 아파트를 짓거나 자연을 훼손하긴 마찬가지다. 이러한 정도 차이를 두고 어디까지를 환경보호고, 어디서부터 환경파괴라고 획일적으로 선을 긋기는 어렵다. 생활편의를 위한 모든 시설, 모든 사업이 다 이렇다. 환경론은 존중돼야 하지만 답을 내리기가 난해한 데에 문제가 많다. 환경 문제엔 절대적 정답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인 것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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