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력 장애 요인으로 꼽는 세 가지가 있다. 핵 공격, 전력 차단, 사이버 테러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능률적이라고 보는 것이 사이버 테러다. 상대의 전산망을 해킹하거나 교란시키는 것이 사이버 테러다.
해커들의 군 전산망 시도가 하루 평균 9만5천건에 이른다. 국군 기무사령부가 얼마전 국방정보보호콘퍼런스에 이 같이 밝혔다. 놀라운 현상이다. 이 중에는 절반 이상이 중국을 경유해 들어오는 등 세계 도처의 해킹 공격이 해가 갈수록 심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정권 역시 예외가 아니다. 북측은 해커 전문의 정예부대를 두고 있다. 물론 한국군 전산망 공격이 주목적이다. 군의 기밀 정보를 빼내기 위한 것이다. 국방의 기밀 정보는 곧 국가의 안위와 관련된다. 우리 군의 전산망 공격을 부단히 시도하고 있는 것이 이 때문이다. 사이버 안보기능의 정보전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정보전선은 음지에서의 싸움이다. 보는 사람도 없고 보여줄 수도 없다. 이래서 일반은 잘 모른다. 잘 모르긴 해도 정보전은 평화가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안보관의 경각심이 너무 느슨하다. 음지의 정보전엔 그런다 쳐도 양지에서 나타나는 도전에도 마냥 무덤덤하다. 북의 지난 2차 핵 실험에도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지난 2일에는 동해에 또 미사일을 쏘았다. 함경남도 함흥시 신상리 미사일 기지에서 단거리 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 5월29일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지대공 미사일을 쏜지 34일만이다. 이에 이어 4일엔 깃대령서 단거리 미사일 7발을 또 쐈다.
한두 번도 아니다. 자꾸 쏘아대는 미사일이다 보니 ‘또 그러는가 보다’라고 별 신경을 쓰지 않는 진 모르겠다. 정부에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안보에 과민성을 갖는 것도 바람직하진 않다. 예컨대 라면 등 사재기다. 그러나 ‘북이 설마한들 전쟁을 일으키랴’하고 태무심해서는 허점의 노출이다. 저들은 속전속결로 승산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남반부 해방의 혁명을 완수한다’는 것이 불변의 대남 전략이다.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은 우리측의 대비 태세에 달렸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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