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판매가 급속히 증가한 생수값이 ‘바가지’ 수준이다. 품목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보통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생수의 경우 유통 마진이 최고 65%에 달한다. 반면 생수 한 병에 실제로 들어가는 물값은 전체 가격 중 3% 선인 20원에 불과하다.
생수의 경우 제조원가에 비해 유통 마진이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이 안 나올 리 없다.
예컨대 편의점 판매 가격이 750원인 N 생수(500㎖)는 생수업체가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가격이 275원에 불과하다. 475원의 차익은 유통업체의 몫이다.
역시 편의점 판매가 700원인 L 생수(500㎖)도 업체 납품가는 275원이다. N 생수의 편의점 마진은 납품가의 1.7배, 판매가격의 63%다. L 생수도 마진율이 60%가 넘는다. 대부분의 생수제품도 마진율이 60~65% 내외다.
“편의점에서 생수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일상적으로 먹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그때 그때 구입하는 사례가 많아 권장소비자가로 판매한다. 편의점은 임차료나 인건비 등 비용이 높은 구조라서 다른 업체보다 불가피하게 가격이 비싸다”고 편의점은 말한다.
그러나 지금은 권장소비자가격 제도 자체가 없어졌다. 권장소비자가격 때문에 비싸게 판매된다는 해명은 말이 되지 않는다.
생수 제조업계의 불만이 없을 리 없다. “유통업체에서 납품가격은 무조건 낮추라고 요구하면서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가격은 낮추지 않는다”며 “국민 음료수인 생수는 제조원가에 비해 유통마진이 터무니없이 높은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옳은 말이다.
일반적으로 생수 생산업체는 도매나 대기업에 생수 원제품을 넘길 때 500㎖ 1개당 120~140원 가량의 가격을 받는다.
여기엔 물을 담는 용기 값, 라벨·뚜껑 값, 공장에서 물류센터까지의 물류비가 붙는다. 이들 비용을 제하면 실제 물값은 20원 정도다.
소비자들에겐 비싸게 팔리면서도 몇몇 생수 제조업체를 제외한 상당수 업체들은 공장유지비용조차 벌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생수값이 석유값에 버금간다’고 근래 나온 말이 과장만은 아니다.
그저 생수가 양질이면 다행이지 싶다. 소비자를 위해 생수값을 낮추는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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