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간염

고등학생 또래의 젊은이들에게 A형간염 환자가 늘고 있다. 며칠전에 본보에서도 ‘A형간염 환자 신종플루 8배’ 제하로 보도된 바가 있다.

그런데 젊은이들의 A형간염도 문제지만, 이 바람에 백신이 거의 바닥나 갓난 아기들의 예방접종이 막힐 지경인 게 또한 큰 문제다. 청소년들에겐 성인용 접종약이 따로 있지만, A형간염 환자 속출로 이미 떨어져 아기들 접종약을 쓰기 때문인 것이다. 또 청소년들에 대한 접종은 아기들 약을 2~3배로 늘려 써야하므로 소비량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의료계에 의하면 젊은층의 A형간염 환자 속출 원인이 참 아이러니컬하다. 엄마들의 아이들 과보호가 면역성이 약한 약골로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려서 위생을 지킨다며 흙도 안 묻히도록 하면서, 지나친 청결 위주로 키워 되레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이다. 즉 이렇게 자란 아이가 청소년이 되어 행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절로 접촉되는 불결한 세균에 면역성이 없거나 약해 결국 A형간염을 앓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유형으로 머슴 아이는 흙바탕에서 놀아도 튼튼하게 자란 데 비해 주인집 도령은 맨땅이라고는 밟지 않고 자라도 병골이 많았었다. 또 머슴 아이는 깡보리밥에 된장국만 먹어도 건강하고, 주인집 아이는 흰 이밥에 고깃국만 먹어도 약골이었던 것이다.

웬만한 간염은 원래 성장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감염됐다가 자신도 모르게 치유되어 면역성을 갖게 되는 데, 주인집 도령처럼 곱게만 키우다 보니 면역성을 기를 겨를이 없으므로 청소년이 되면 그만 감염되기가 쉬운 것이다.

그렇다고 위생을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은 물론이지만, 지나친 결벽성도 문제다. 예컨대 병원 문고리를 열면서 화장지로 감아 돌리는 결벽성은 병적이다. “그러나 저러나 큰 일이예요” 아기의 A형간염 접종을 하러갔다가 약이 없어 못했다는 어느 초보 엄마의 걱정이다. 정부의 방역대책에 문제가 없지 않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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