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子의 옷에 자유의 날개를 달다

몸을 꽉 죄던 코르셋을 벗어버렸다. 핸드백에 어깨 끈을 달았다. 무겁고 가식적인 헤어스타일, 거추장스러운 레이스, 몸매를 강조하기 위해 만든 불편한 옷 등을 내던졌다.

그의 이름 자체가 명품 브랜드 ‘샤넬’로 21세기에도 여전히 사랑받는 ‘가브리엘 샤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코코샤넬(감독 앤 폰테인)’이 오는 27일 개봉된다.

영화는 “패션은 사라져도 스타일은 남는다”는 가브리엘 코코의 명언을 자막으로 깔며 시작된다. 잠시후 자신의 작업실에서 하얀 담배연기와 함께 고급천을 만져보며 의상 콘셉트를 고심하는 그에게 누군가 묻는다. “이름이?”.

스크린은 다시금 관객들을 춤과 노래가 펼쳐지는 무도회장으로 데려가고 하얀 원피스에 꽉 끼는 코르셋, 어깨를 덥는 똑같은 스타일의 연회복을 입은 대중들의 무리 속에서 남성처럼 똑같은 블랙의 색상에 어깨를 훤히 드러내고 심지어는 뒷태까지 아름다운 샤넬의 의상이 뱅글뱅글 춤을 추며 군계일학처럼 집중 조명되면 그가 대답한다. “가브리엘, 코코”라고.

가수를 꿈꾸며 카페에서 춤과 노래를 즐기던 ‘샤넬’은 카페서 만난 ‘에띠엔느 발장’을 후견인으로 상류 사회를 접하게 된다.

코르셋으로 대표되는 화려함 속에 감춰진 귀족사회 여성들의 불편한 의상에 반감을 가진 그녀는 움직임이 자유롭고 심플하면서 세련미 돋보이는 의상을 직접 제작하기에 나선다.

그러던 중, ‘샤넬’은 자신의 일생에서 유일한 사랑으로 기억되는 남자 ‘아서 카펠’을 만나게 되고, 그녀만의 스타일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는 그의 도움으로 자신만의 숍을 열게 된다.

그러나 천재에게는 언제나 불운이 따른다고 하던가. 급작스러운 연인의 사망소식은 그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리는데….

거리를 지나다가 샤넬의 로고 ‘C’가 더블 크로스된 문양에 고개를 돌리지 않을 여성이 과연 있을까.

바로 그 샤넬 브랜드의 창시자는 1883년 8월19일 프랑스에서 태어난 가브리엘 샤넬(별칭 코코 샤넬)이다. 그녀는 단순한 패셔니스타이자 디자이너가 아니었다.

코르셋으로 대표되던 구시대의 여성들에게 강요되던 인습과 순종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패션을 통해 불편함과 거추장스러움으로부터 여성을 해방시켰다. 손으로 핸드백을 드는 불편함, 걸음걸이, 움직이는 방식 등 인습에서 벗어나 새 시대 여성의 옷차림으로 새로운 여성상을 창조했다.

영화는 “밤에 잘 때 무슨 옷을 입고 잡니까?”란 한 기자의 질문에 ‘샤넬 No.5’라고 대답한 마릴린 먼로의 유명한 일화를 스크린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15세 관람가.

/권소영기자 ks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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