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좌우하는 독서

나폴레옹은 이집트를 정벌하기 위한 전쟁에서 적진을 향해 말을 타고 가면서도 독일의 문호 괴테가 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었다고 한다. 이렇게 독서를 즐겼던 나폴레옹은 이 소설을 7번이나 탐독했고, 이 소설이 단순한 로테와 베르테르의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낡은 사회의 계급제도와 관습을 가차 없이 폭로함으로써 동시대 독일인의 불행을 전달하고 있는 사랑이야기란 것을 알게 된다. 이러한 독서의 결과로 나폴레옹은 전쟁의 목표를 단순히 프랑스의 영토를 넓히기 위한 침략전쟁에서 폭정에 시달리는 민중을 해방시켜 사람다운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전쟁으로 그 목표를 바꾸었던 것이다. 그는 침략전쟁을 일삼는 무자비한 장군에서 유럽에 단일 정부를 세우고 동일한 화폐를 사용하게 하여 유럽의 어떤 나라든 어떤 민족이든 간에 유럽 공동체 내에서 바람직한 삶을 누리도록 배려하는 민중을 위한 인문주의적 황제로 바뀌어 역사 속에 이름을 남기게 된 것이다. 유럽 통합이라는 그의 뜻은 200년이 지난 21세기에 이르러서 유럽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실천되고 있다.

독서는 이렇게 정신세계의 지평을 넓혀주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행동하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는 촉매제이기도 한 것이다. 독서의 이러한 역할을 칼라일은 “독서의 영향력 중에서 가장 값진 영향력은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행동하도록 자극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칼라일의 주장처럼 독서는 스스로 행동하는 지성을 만드는 원동력임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민족의 지도자들이나 사상가들은 하나같이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독서가 자신과 민족을 지탱하는 힘을 제공한다고 역설했다.

일본의 강점 아래에서 억압받는 우리 민족을 해방시키기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내던진 안중근 의사가 “단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고 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야기한 것일 것이다.

한 나라의 정신세계를 선도해 가는 사상가나 애국지사들은 독서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여 미래를 설계하고, 한 나라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최고경영자들도 독서를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상품을 예측해, 그것을 남보다 먼저 생산하도록 산업체를 독려해 재화를 획득하고 이윤을 극대화한다.

이렇게 중요한 독서를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감스럽게도 게을리하고 있다. 한국출판 문화 연구소의 통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 중 약 30%가 1년에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고, 성인의 1일 평균 독서 시간은 평일에 31분, 주말에 29분에 불과하다고 한다.

독서는 앞에서 열거한 사고의 지평을 넓혀 행동하게 하는 기능 이외에도 돈을 버는 수단이란 기능이 첨가되어 그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금의 사회는 지식·정보 사회로서, 앨빈 토플러의 주장처럼 지식과 정보가 자본인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지식과 정보가 자본의 역할을 하는 시대에 살면서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독서를 게을리한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생활 수단을 포기하는 무책임한 태도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독서를 게을리하는 습관을 하루 빨리 버리고 독서를 생활화하는 습관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독서만이 자신과 민족의 성장을 약속하는 힘을 제공하며, 세계를 경영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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