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위대한 70가지 여행’(역사의아침 刊)
군사 원정의 귀재 한니발은 에스파냐를 지나 코끼리 부대를 이끌고 알프스를 넘어 로마 제국을 유린했고, 힐러리와 텐징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이래 인간은 거의 모든 산을 정복했다.
린드버그는 최초로 대서양 횡단 비행을 성공했고, 헤위에르달의 탐험대는 벽오동과의 발사나무로 만든 뗏목 콘티키호를 타고 남아메리카에서 폴리네시아까지 해양을 횡단했다.
미지 세계를 향한 인간의 열망은 탐험으로 이어졌다. 인류 최초의 선조들은 아프리카 대륙 밖으로 이동해 새로운 땅을 꿈꾸었고, 달 표면에 발을 내딛은 후 우주공간은 더이상 동경의 대상이 아니다.
탐험가이자 환경운동가인 로빈 핸버리 테니슨은 고대에서 현대까지 역사상 최초의 탐험을 담은 70가지 이야기를 엮은 책 ‘역사상 가장 위대한 70가지 여행’(역사의아침 刊)을 펴냈다.
그는 단순한 개인적 여행기를 다룬 것이 아니라 대규모 이동과 군사 원정, 지리적 조사를 통해 인간의 탐구 정신을 밝히는데 초점을 맞췄고, 탐험 과정에서 얻은 삶의 진정성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엮은이 또한 남아메리타 대륙을 최초로 횡단했고, 전 세계 부족민들을 지원하는 단체인 ‘서바이벌 인터네셔널’의 공동 창립자다.
책에는 역사가와 여행작가, 탐험가 등 각 분야의 전문성을 지닌 저자 52명이 필진으로 참여했고, 사진과 그림, 지도, 초상 등 풍부한 자료 400여장을 게재했다. 특히 지도는 탐험경로를 상세히 표시해 당시의 상황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탐험과 여행은 인류 역사의 발전에 촉매로 작용했다. 조선술이 발달하면서 15세기 중국 황제는 대규모 함대를 편성해 인도양 탐험을 전개했고, 중국 승려들은 실크로드를 따라 인도의 불경과 유물을 가져왔다.
반면 마르코 폴로는 중국에서 여러 가지 관습을 관찰하고 그 이야기를 유럽에 전해 동양의 신비를 고스란히 전달했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는 지구 모양을 두고 100년에 걸친 논쟁을 촉발시켰고, 5년 후 바스쿠 다 가마는 아프리카를 돌아 인도로 가는 항로를 발견하자 세계의 절반이 알려지며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해로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세계화 시대를 외치는 요즘 열악한 장비로 세계를 탐험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요한 것은 그들만의 도전정신이 성공했기 때문이 아니라 시도했다는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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