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녀’들 블랙에 빠졌다

여성들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드라마에서도 영화에서도 그리고 패션에서도 그렇다. 올 가을 여성들이 주목한 아이템은 바로 블랙. SBS 드라마 ‘스타일’에서 열연중인 김혜수와 KBS 2TV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의 윤은혜 등이 지상파를 통해 연일 1940~1980년대 영화 속 뮤즈같은 과장된 각진 어깨라인과 스키니 팬츠, 가죽 레깅스 등을 등장시키고 있다.

마치 ‘전사’를 연상시키는 강한 이미지가 부각되는 올 가을에는 좀더 섹시하고 좀더 복고적이며 보다 세련된 ‘엣지’ 있는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힘든 현실, 옷이라도 강하게

신원의 여성복 ‘씨’(SI)의 양선영 디자인 실장은 “이번 시즌 여성복은 힘든 현실을 강인하게 헤쳐나갈 수 있는 성숙한 여성의 모습이 부각되었다. 넓은 어깨, 가는 허리 라인이 강조되는 스타일이 눈에 띈다”고 설명한다.

1980년대를 빼놓고 이번 가을 시즌을 논하기는 어려울 듯. 과장된 어깨의 파워 수트, 강렬한 컬러 매치, 다리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는 레깅스, 복숭아뼈가 드러나는 짧은 배기 팬츠, 프린트가 들어간 티셔츠까지, 다양한 패션 아이템들이 1980년대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고 있다. 헐리우드 황금기인 1940년대의 재조명으로 여성의 글래머러스한 측면을 성숙하면서도 고급스럽게 전개하고 있다.

또한 1940년대 밀리터리 룩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적인 요소를 여성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이 등장하였다. 전체적으로 슬림한 라인의 실루엣을 선보이고 있으며, 무릎 길이의 펜슬 스커트와 함께 스커트 수트가 다시 등장했다.

드레스업 스타일을 바탕으로 한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의 글래머러스한 패션이 눈에 띈다. 정교한 테일러링이 여성의 보디라인을 극적으로 표현하였고, 절제미와 섬세한 장식성이 공존하여 우아한 여성미를 완성시켰다. 중세 시대의 어두운 고딕 스타일이 로맨틱한 스타일로 제안되어 선보이고 있다.

 

◇소재와 컬러 그리고 액세서리는 다양하게

블랙 컬러 코디네이션은 광택있는 소재와 매트한 소재, 플랫한 표면감과 거친 느낌의 질감 등 대비되는 소재간의 믹스매치로 감각적으로 제안된다.

블랙 외에는 레드 컬러를 주목할 만하다. 레드는 강인한 여성의 이미지를 잘 표현하는 컬러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레드를 포인트로 사용했거나, 레드가 전체적으로 들어간 스타일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었다.

그 밖에 블루, 카키, 브라운 등의 잉크를 머금은 듯한 어두운 느낌의 컬러가 선보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톤이 다운되고 어두운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주로 톤온톤(tone on tone)으로 코디네이션되어 차분한 느낌을 주면서 컬러의 깊은 느낌을 살리고 있다. 여기에 포인트 컬러로 골드나 실버 등의 메탈릭 컬러가 가미되었다.

1980년대 복고 무드와 1940년대의 레이디 라이크 스타일의 트렌드 영향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블라우스와 바지 등의 아이템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권소영기자 ks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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