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어울리는 ‘시조’와 만나다

인생의 깨달음과 자연의 아름다움 노래

상쾌한 햇살을 머금은 벤치에 앉아 시 한 편 감상하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계절 가을, 지역 시인들이 푸근한 마음을 담아 연이어 시조집을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석철 시인은 유구히 흐르는 성남 탄천을 내려다 보며 인생의 덧없음에 대한 깨달음을 담아 시조집 ‘시간 위에서’(정인각 刊)를, 지성찬 시인은 일산 심학산 기슭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조집 ‘대화동 일기’(문학공원 刊)를 각각 출간했다.

김석철 시인의 다섯 번째 시조집 ‘시간 위에서’는 시인의 온화한 인품이 녹아 있는 1백여 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김 시인은 때로는 표류하고 때로는 순항하면서 만물의 이치와 의미를 발견하고 그곳에 자신의 감상을 버무려 오롯이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그는 세파의 흐름을 간파한 듯 너그럽고 온화한 시선으로 세상 곳곳에 눈길을 보낸다.

1980년 ‘시조문학’ 추천으로 등단한 지성찬 시인이 10여년의 공백을 깨고 펴낸 시조집 ‘대화동 일기’는 일산의 자연경관이 주는 경이로움을 그리고 있다. “문학할 수 있는 환경에 만족하고, 아름답게 늙어갈 수 있음에 만족하며, 대화동에 살고 있음에 만족한다”는 시인의 말처럼 지 시인의 시속에는 동심과 소박함과 겸손이 묻어난다.

보랏빛 아침을 여는 도라지꽃이 피네/자유로 넓은 길이 강을 따라 내달리는/별리의 흰 손을 흔드는 도라지꽃이 피네 (하략) (‘대화동 일기’ 중)

시인은 잠시 앉아 쉬면서 지천으로 꽃들이 반짝이고, 천지에 별들이 만발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시속에 담아냈다.

/윤철원기자 ycw@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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