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동의 와인이야기

샤또 딸보 (Chateau Talbot)

우리나라 비즈니스맨들이 가장 즐겨찾는 프랑스 그랑 크뤼 와인이라면 누가 뭐라고 해도 ‘샤또 딸보’라 할 수 있다.

밸런스를 이룬 와인으로 대한항공의 1등실 와인이었던 샤또 딸보는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쉽게 부르고 기억할 수 있는 쉬운 이름 덕분에 가장 사랑받는 프랑스 보르도의 메독안의 쎙 쥴리앙(Saint Julien) 마을에서 생산하는 그랑 크뤼 4등급 와인이다.

1152년 보르도 지역을 다스리던 공작의 딸인 엘리노어는 영국의 헨리 왕자와 결혼하며 유산으로 받은 보르도 땅을 지참금으로 가지고 갔다. 영국은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보르도 와인 산지를 소유하게 되었다. 영국이 보르도를 소유한지 200년이 되어 갈 즈음 프랑스와 영국은 보르도 지역에서 사소한 일을 트집잡아 전쟁을 하게 되는데 무려 116년 동안 이어진 길고 긴 백년전쟁이다.

이 때 영국 장군의 이름은 탈보트(Talbot) 장군이었다. 그가 백년전쟁 중 최고 격전지인 보르도의 가스코뉴 전투에서 사망하면서 백년전쟁은 막을 내리게 되고 보르도는 다시 프랑스 영토가 됐다.

프랑스인들은 비록 적장이었지만 신사다웠던 탈보트 장군을 존경하는 의미에서 1820년 프랑스어로 발음하여 딸보라고 하는 포도원이 탄생하였다. 포도나무의 평균수령은 약 35년이며 현재 약 220에이커 면적에서 3만 케이스의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메독에서는 드물게 샤또 딸보는 화이트 와인 까이유 블랑(Caillou Blanc)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 8강, 4강에 진출할 때마다 네델란드 출신의 감독 히딩크는 승리의 소감을 표현할 때 한결같이 “오늘 밤은 와인 한잔 마시며 쉬고 싶다”고 했다. 승리의 저녁에 그가 택한 와인이 바로 샤또 딸보이다.

▲생산지 : 프랑스>보르도>메독>쎙 쥴리앙 마을

▲품 종 : 카베르네 소비뇽 66%, 메를로 26%, 카베르네 프랑 3%, 쁘띠 베르도 5%

▲가 격 : 13만~17만원

/한국와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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