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경인(庚寅)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2009년은 세계경제와 국내경제가 여느 때보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해였다. 2008년 하반기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에서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세계경제에 가장 큰 어려움을 가져왔다. 세계 금융시장을 호령했던 리먼브러더스 같은 거대 금융회사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며, 몇몇 개발도상국가를 제외한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한 혹독한 한해였다.
정부는 국내경제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뼈아픈 실패 경험을 거울로 삼아 발 빠른 위기 대응에 나섰다. 정부의 재정 집행 규모를 보면 257조7천억원으로 2008년에 비해 17.2%나 증가시켰다. 특히 연간 재정집행액의 65%인 167조1천억원을 상반기에 조기집행함으로써 경기회복 시기를 앞당기는 효과를 보았으며 이런 재정지출 확대는 2009년도 경제성장률을 1.5% 상승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공격적인 금리인하정책을 펼쳤다. 2008년 8월 이후 6차례에 걸쳐 3.25%p(5.25%→2.0%)를 인하하였다. 기준금리 3.25% 인하는 미국의 1.75%, 일본의 0.4%에 비해 큰 폭의 인하였으며 인하시기도 적기에 이루어졌다고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유리한 외부환경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였다. 수출위주 대기업을 중심으로 축적해 온 글로벌 경쟁력이 불황기에 본격적으로 위력을 발휘하였다. 또한 환율, 금리, 엔화강세 등도 수출경쟁력 강화와 실적회복의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경제회복을 위해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등 공공기관도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공공기관은 경제위기 조기극복을 위하여 25개 주요 공공기관이 투자규모를 전년도보다 9조원(18.5%) 증가한 57조원을 투자하였으며 상반기에 전년보다 7%p 증가한 61%를 집행하였다.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9개 금융공기업은 전년보다 대출 25조원, 보증 55조원을 증액한 365조9천억원을 지원함으로써 경제위기 극복에 헌신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하기 위해 인턴직원 채용을 확대시행하였고 대졸신입직원 채용시에 보수수준에 따라 10~30%의 임금삭감을 시행하였다. 간부직원들은 자율적으로 5%수준의 임금반납을 통해 사회·경제적 약자를 지원하였다.
경제주체들의 이러한 노력의 결과 우리경제는 2009년 3/4분기에 드디어 전년동기 대비 0.6%의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되었으며, 아직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4/4분기 실적호조에 힘입어 연간 성장률도 기존의 마이너스 성장예상에서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제 2010년을 맞이하여 우리경제는 작년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 한층 도약하는 한해가 될 것 같다. 정부는 금년경제성장률을 5%로 전망하고 있으며 IMF, OECD등 국제기구들도 올 해 한국경제가 4~5%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OECD는 30개 회원국 중 한국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는 고용문제, 환율변동 리스크, 원자재가격 인상 리스크 등 우리경제는 많은 대내외적인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 2008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가 2010년도에는 확실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준비하지 않는 나라는 ‘성장’이라는 열매를 거둘 수 없다. 정부,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끊임없는 자기혁신 노력만이 2010년 장밋빛 전망을 현실화시켜 줄 것이다.
/문근석 한국주택금융공사 경기지사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