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만 갯벌의 신비 책 속에 담았어요”

이홍근 화성환경연합 사무국장

“사라지는 갯벌을 기록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 책까지 발간하게 됐습니다.”

 

이홍근 화성환경연합 사무국장(45)이 10여년간 화성호 갯벌을 발로 뛰며 기록하고 모은 사진과 자료를 재편집한 ‘생태계의 보물 갯벌-생명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평택지방해양항만청과 화성환경운동연합이 공동 발간한 이책은 경기도내 갯벌 생태계의 과거와 현재가 그대로 담겨있다.

 

이 사무국장은 “화성호 간척사업 저지 운동을 위해 갯벌을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갯벌 생태계에 대한 자료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며 “사라져가는 갯벌을 직접 기록하겠다는 생각에 뻘을 누비면서 사진을 찍고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책을 통해 커다란 집게발을 가진 농게, 껍질없이 갯벌을 스물스물 기어다니는 민챙이, 서해바다의 대표 수산물인 굴, 바지락같은 갯벌 생물부터 주걱같은 부리를 가진 저어새 등 여름·겨울철새와 갯메꽃, 퉁퉁마디, 나문재 등 갯벌 식물의 삶을 600여장의 사진에 생생하게 담아냈다.

 

그러나 환경변화에 민감한 갯벌 생물이다 보니 사진촬영이 쉽지 않았다.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한 자리에 3~4시간씩 꼼짝없이 서서 관찰하기가 일쑤였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매 절기마다 같은 자리를 방문해 생태변화를 기록하고 연구한 자료는 어느덧 화성환경연합 창고를 빼곡히 메울 정도가 됐다.

 

이 사무국장은 “밀물 썰물때와 짝짓기, 사냥 등 자연시간을 맞추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갯벌을 누비면서 보호색이나 집게발 등 생태계에 맞춰 진화하는 갯생명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간척사업 등으로 갯벌이 사라지면서 경기만의 생태계도 변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 사무국장은 “개발도 좋지만 이제는 갯벌을 지켜야 할 때”라며 “이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갯벌 생태계에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탐사보도팀=최모란기자 mora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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