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월드컵 나가야죠. 4년 전 아픔이 있는데…"

수비수 변신 성공…오범석과 경쟁 치열

4년 전인 2006년 독일월드컵. 토고를 상대로 원정 첫 승을 거두는 등 1승1무1패로 선전했지만 정작 차두리(30 · 프라이부르크)는 그라운드가 아닌 중계석에 앉아있었다.

 

겉으로는 웃었지만 속으로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이른바 ‘꿈의 무대’ 월드컵에서 주인공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두리는 이번 2010 남아공월드컵에 유독 욕심을 내고 있다.

 

차두리는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뱅크 오브 잉글랜드 스포츠센터’에서 첫 훈련을 마친 뒤 “당연히 월드컵에 나가고 싶죠. 4년 전 아픔이 있는데”라면서 “월드컵에 나가고 싶은 것은 축구선수라면 모두 같을 거예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실 4년이란 시간 동안 차두리에겐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08년에는 가정을 꾸렸고 지난 2월에는 ‘아빠’가 됐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바로 포지션 변경이었다. 아버지 차범근 수원 감독의 대를 이어 공격수로 활약했던 차두리는 2006년 측면 수비수로 변신했다.

 

그리고 4년이 흐르면서 어느 정도 수비수라는 포지션에 익숙해졌다. 2006년 10월 가나전에서는 서툰 모습도 보였지만 지난해 10월 세네갈전에서는 허정무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탄탄한 체격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기존 오범석(울산)을 위협했다.

 

차두리는 “항상 하는 얘기지만 범석이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고 나 역시 장점이 있다. 감독님이 그 때마다 필요한 선수를 쓰는 것”이라면서 “스피드가 있고 체격적인 면에서 범석이보다 우위에 있기에 그런 것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소속팀 프라이부르크에서 꾸준히 출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차두리의 생각. 차두리는 최근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게다가 최근 미드필더로 뛰는 등 팀 내 입지가 조금 좁아진 상태다.

 

차두리는 “확정된 것은 없기에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좋은 경기를 하고 그 다음 팀에 돌아가서 좋은 경기를 하고 경기에 계속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팀에서 경기를 못 뛰면 또 대표팀에서 멀어지고 감독님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차두리의 말대로 이번 코트디부아르전을 통해 뭔가 보여줄 필요가 있다. 스피드가 좋고 체격조건이 뛰어난 아프리카 팀을 상대하기엔 차두리가 유용하기 때문에 이번 경기는 차두리에게 큰 기회다.

 

“코트디부아르전에서 뛰게 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 가진 것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차두리는 “아프리카 팀이 체격적으로 좋고 스피드가 있기에 거기에 대항해 스피드, 몸싸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코트디부아르전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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