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성공 비결은 감성(EQ)이다

모름지기 21세기는 감성(EQ)의 시대이다. 자신의 감정을 추스릴 줄 알고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 배려할 줄 아는 사람만이 사업도 정치도 성공할수 있다.

 

이미 ‘감성’은 시대적 트랜드로 부각돼 각 부문에서 적잖게 반영되고 있는데 한 예로 각 기업마다 신상품을 출시하게 되면 경쟁적으로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감성마케팅에 주력한다. 아침 일찍 출근길에 나서는 직장인들에게 아침밥을 거르지 말라며 권하는 ○○음료, 고향의 어머니의 손맛으로 빚는다는 ○○만두, 주부들도 이젠 힘든 집안 청소에서 벗어나야 함을 강조한 ○○스팀청소기 등은 감성마케팅으로 모두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대박을 터트린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정치인의 모습도 예전과는 딴판으로 바뀌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싹수가 노란 고압적이고 위선적인 인물일지라도 중앙정부나 지자체를 대상으로 예산만 많이 따오기만 한다면 훌륭한 정치인으로 칭송받았지만, 이제는 가슴으로 지역 주민을 배려하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보듬을 수 있는 정치인에게 더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 6월 선거에 나서는 정치인들이라면 이 대목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감성의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감성이 풍부할수록 건강하고 장수할 수 있다고 하는데 가까운 예로 식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결과만 보더라도 감성의 효능을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의 여성과학자 ‘도로시 레틀랙’ 박사는 호박 넝쿨에 고전음악을 들려줬더니 곧게 잘 자라고 수확량도 좋아진 반면 록 음악을 들려준 호박은 넝쿨이 뒤틀리고 수확량도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국내 농촌진흥청에서도 비슷한 실험결과를 내놓았는데 부드럽고 감미로운 클래식 음악을 들려준 식물은 병충해도 없고 성장발육도 훨씬 나았지만 음악을 들려주지 않은 식물은 병충해와 성장발육에 다소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근심 걱정이 많으면 각종 암으로 조기사망률이 높은 반면, 근심 없이 편안하고 낙천적 생활을 하면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렇듯 감성(EQ)이 21세기에 명석한 두뇌(IQ) 이상으로 성공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은 어떤가. 먼저 아이들은 학교에서 오자마자 PC게임에 몰두해 사람이든 동물이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구 죽이는 간접 살상 경험을 한다. 그러고는 짜릿한 쾌감까지 느낀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계속되는 격무와 사회적·경제적 불안으로 육체적·정신적으로 피곤하기만 하다. 그러다 보니 가정이나 사회에서 외톨이가 되기 쉽고, 심한 경우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까지 얻게 된다.

 

본격 감성시대다. 감성을 키우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 고민할 필요는 없다. 공연장이 가장 좋은 감성훈련장이기 때문이다. 공연을 감상하면서 웃고 즐기며, 무덤덤하고 짜증나는 내 영혼에 감성을 불어넣는 일, 이것이 바로 공연관람의 매력이자 감성을 키우는 방법이다.

 

이번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을 기록하며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을 딴 김연아 선수와 은메달을 차지한 일본의 아사다 마오와의 차이점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기술력보다는 예술적 감성표현에 있다고 지적한다. 다시 말해 김연아 선수의 동작, 표정 하나하나에는 감동을 자아낼수 있는 감성적 연기가 묻어있는 반면, 아사다 마오의 표현력은 감동이 없는 기계적 요소 일색이라는 것이다.

 

우리도 올 봄에는 절로 신명이 나는 감성 키우기에 몰두해 보자.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 그리고 베토벤의 전원교향곡을 감상하면서.  /한진석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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