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 ‘부메랑’

건설사, 미분양 마케팅 ‘프리미엄 보장제’

건설업체들이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파격적으로 내세웠던 ‘프리미엄 보장제’가 집값 하락에 따라 고스란히 업체들의 부담으로 전가되는 ‘부메랑’ 효과를 낳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해 초부터 프리미엄을 전제로 미분양 아파트를 대거 처분했지만 이달부터 프리미엄 보장 아파트 단지 입주가 예정돼 있으나 프리미엄은 커녕 분양가조차 훨씬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7일 도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와 시행사들이 지난해 초 악성 미분양 아파트 등을 해소하기 위해 프리미엄 보장 미분양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시행했다.

 

하지만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도내 대부분 프리미엄 보장 아파트의 분양권 시세가 분양가보다 훨씬 낮게 형성돼 있다.

 

또 한국부동산정보협회 조사 결과 올 들어 최근까지 도내 아파트값은 평균 1.5% 정도 하락했으며, 입주 물량이 많은 곳의 하락폭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나 프리미엄 보장을 조건으로 내세운 건설사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오는 6월 입주예정인 중앙건설의 수원 신영통 센트럴하이츠의 경우 입주 후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건설사 측에서 최대 4천만원까지 프리미엄을 보장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83.08㎡(25평형)의 경우 3.3㎡당 1천300만원에 분양했지만 현 시세는 3.3㎡당 1천130만원에 불과하며, 인근 인기브랜드 아파트조차 3.3㎡당 1천만원에도 안 팔리고 있어 이 아파트의 프리미엄은 업체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할 처지다.

 

광주시 송정동에 금강주택이 공급한 금강펜테리움도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초 입주 후 분양가보다 시세가 낮게 형성되면서 계약자에게 3천만원을 돌려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108.75㎡(33평형)의 당시 분양가보다 2천~3천만원이 떨어져 입주 후 1년이 지나면 3천만원을 소유자에게 내줘야 할 형편이다.

 

이밖에 다음달 입주를 앞두고 있는 현대건설의 용인 성복힐스테이트와 GS건설의 성복자이 역시 걱정이 태산이다. 시행사인 일레븐건설이 지난해 최고 5천만원의 프리미엄 보장을 내걸고 일부 대형면적 아파트를 처분했으나 이곳 역시 맥을 못추는 시세 때문에 고민이다.

 

이처럼 건설 및 시행사들은 경인지역 20여곳에서 프리미엄 보장을 조건으로 미분양 등의 아파트를 처분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관계자는 “향후 주택값이 급등하지 않으면 프리미엄 보장이 건설사의 족쇄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프리미엄 보장을 내걸었던 건설사들의 유동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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