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건설현장 안전 ‘뒷전’

대부분 비정규직 안전대·안전모 없이 작업… 추락사고 등 빈발

경기지역 소규모 건설현장의 건설 근로자들이 안전대와 안전모 등 개인보호장비를 제대로 갖추치 않은 채 근무를 벌이다 추락사고를 당하는 등 건설현장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규모 현장은 대형현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관리시스템이 체계화되지 못한데다 고용형태도 대부분 비정규직이어서 근로자의 안전의식도 미흡한 실정으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7일 오전 11시께 수원시 장안구 정자사거리 H마트 신축공사현장.

 

5층 높이의 건물에 막바지 통유리창 설치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건물 안과 밖에서 공사를 벌이고 있는 7~8명의 인부 중 안전모를 착용한 인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인부들은 안전대를 매지 않은 채 각종 자재를 들고 밖이 훤히 내다 보이는 계단을 위험천만하게 오르내리고 있었다.

 

특히 2층에서는 한 인부가 몸에 안전장치도 착용하지 않은 채 이동식 작업대 위에서 천장 전선작업을 벌여 자칫 발을 헛디딜 경우 추락, 아슬아슬한 장면이 연출됐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상 이동식 작업대에는 90㎝ 높이의 난간이 설치돼 있어야 하지만 이같은 규정도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이와 함께 비슷한 시각 장안구 천천동 율천로 도로확장공사현장에서도 2대의 굴삭기가 굉음을 내며 연신 땅을 파헤쳐 흙을 퍼나르고 있었지만 굴삭기 주변에서 일을 하고 있던 5명의 인부 중 안전모를 착용한 인부는 단 한명도 없었다.

 

이처럼 소규모 건설현장의 안전의식이 뒷전으로 밀리면서 지난 3일 오후 4시50분께 용인시 포곡읍 한 모텔 리모델링 공사현장에서 고가사다리차에 올라 지붕 보수작업을 벌이던 2명의 인부 중 박모씨(47)가 18m아래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노동청조사 결과 박씨는 몸에 안전대를 매지 않았으며 안전모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인지방노동청 관계자는 “소규모 건설현장은 체계적인 안전관리시스템이 갖춰지지 않고 고용형태도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재해발생의 가능성이 높다”며 “지도·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khj@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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