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정보 9만여건, 50개국서 불법 유통 중

외국인 해커 빼돌린 카드정보 사들여 위조카드 제작 4명 입건

국내 신용카드 정보 9만 5,000여 건이 해킹으로 유출돼 50여개국에서 불법 유통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11일 외국인 해커가 빼돌린 신용카드 정보를 사들여 위조 카드를 만든 혐의로 엄모(37)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나모(4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엄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말레이시아의 카드 정보 유통책에게 건당 30만원씩 주고 51건의 카드 정보를 사들여 위조 카드를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국내 카드 정보를 해킹한 뒤 말레이시아 유통책에 넘긴 루마니아인 해커는 현지 경찰에 붙잡혀 조사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해커는 국내 대형 음식점과 마트, 주유소 등에서 쓰는 카드 결제용 '판매시점 관리시스템(POS)'에 접근, 지난해 8월부터 5개월 동안 단말기 36대에서 9만 5,266건의 카드정보를 해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유출된 정보는 카드 라이터기를 이용, '공(空)카드'에 입력돼 위조 카드로 둔갑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 루마니아 해커가 빼낸 9만 5,000여건의 카드정보는 943장의 위조카드로 복제돼, 세계 49개국에서 2,000여 회에 걸쳐 불법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통해 승인된 결제 금액만도 6억 7,700여만원에 이르며, 7억 1, 600여만원에 해당하는 1,184건은 승인이 거부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금융감독원과 카드사 등에 보안 강화를 권고했으며, 정보가 유출된 9만여 건의 카드 고객에게는 유출 사실을 통보하고 재발급을 당부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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