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보금자리 분양가 책정 ‘골머리’

고양 원흥·부천 옥길지구 등 주변 집값 하락

정부가 집값 하락에 따라 주변 시세와 큰 차이가 없는 고양 원흥 등 2차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 책정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는 보금자리주택이 주변 시세의 70% 이하로 공급될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치와 달리 최근들어 강남권을 제외하고는 80~9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12일 국토해양부와 부동산정보업체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사전예약을 받은 경인지역 시범지구의 분양가가 이미 80~9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 원흥지구의 경우 추정 분양가는 3.3㎡당 850만원선으로 인근의 삼송·행신·화정동 주변의 3.3㎡당 평균 아파트 시세가 전용면적 59㎡형 860만원, 74㎡형 950만원, 84㎡형이 1천5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주변 시세의 82~94%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은 하남 미사지구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사전예약 당시 제시한 미사지구의 3.3㎡당 분양가는 전용 51~59㎡가 930만원, 74~84㎡는 970만원선이지만, 덕풍·풍산·신장동 등 주변 지역의 아파트 시세는 평균 1천66만원으로, 분양가가 시세 평균가 대비 87~91%에 달한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이달 말 사전예약에 들어가는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6곳 가운데 강남지구 2곳을 제외한 수도권 4곳의 분양가 책정을 앞두고 고민 중이다.

 

수도권 시세가 70%는 커녕, 일부 단지의 경우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잡은 85% 수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부천 옥길지구의 경우 전용 84㎡ 이하 주변 시세(인근 범박동, 계수동, 소사본동, 괴안동 등)는 3.3㎡당 817만~936만원 선으로 지구지정 고시 당시인 지난해 12월초 821만~946만원에 비해 하락했다.

 

옥길지구의 분양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만약 800만원 초중반대로 책정되면 시세의 85%를 넘어설 수도 있다.

 

이에 정부는 직할시공제 도입, 민영 아파트 공급 등으로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를 최대한 낮출 계획이지만 토지 보상비가 만만치 않아 애로를 겪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국적인 집값 하락과 함께 입지여건이 양호한 보금자리주택 주변 또한 덩달아 하락하고 있다”며 “정부가 약속한 최하 85%선까지 맞추기 위해 사업시행자들과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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