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소매에는 박테리아 '득실'
빨간 고무장갑을 낀 환경미화원의 손이 미로처럼 좁은 서울 혜화동 골목길 바닥을 쉴 새 없이 헤집고 다닙니다.
이내 대문 틈 사이에서, 전봇대 밑에서 쓰레기봉투가 마구 끌려나옵니다.
100리터가 넘는 쓰레기는 어깨에 짊어지고, 간혹 봉투가 터져버리면 쓰레기를 양팔로 끌어안기도 합니다.
새벽 4시가 넘은 시각, 작업을 마친 한 씨의 얼굴과 옷에는 시꺼먼 얼룩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가 돌아온 휴게실 컨테이너에는 손 씻을 수도꼭지는커녕 마실 물조차 없습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지난해 환경미화원 48명을 조사한 결과, 환경미화원들 작업복 소매에는 1제곱센티미터에 박테리아가 133만 3천여개 검출됐습니다.
또 바지에는 9만개, 땀을 닦는 수건에는 13만개의 박테리아가 살고 있었습니다.
지하철 손잡이의 860개, 터미널 화장실 변기 3만 8천여개를 훨씬 웃도는 수칩니다.
환경미화원들은 씻을 권리부터 보장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각종 호흡기 질환이나 피부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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