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고 등 무거운 분위기 속 지역단위 카페서 이름 알리기 '주력'
천안함 사고와 저조한 선거 열기 탓에 이름과 얼굴 알리기에 부심하는 일부 지방선거 예비 후보들이 인터넷 카페로 눈을 돌리고 있다.
천안함 사고 등으로 드러내놓고 선거 운동에 나서기도 애매한 상황에서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유권자들 속으로 파고들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의 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
특히 아파트 단지 등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개설된 인터넷 카페의 인기가 높다.
실제 대전 동구 기초의원에 선거에 나선 A후보는 최근 2-3일에 한번 꼴로 한 인터넷 카페를 찾아 글을 남기고 있다.
A 후보는 게시판에 공약을 올려 자신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점을 알리는 한편 천안함 사태 등 최근 이슈로 떠오른 시사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등 이름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 후보가 찾는 카페는 자신의 지역구에 자리잡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연합해 만든 곳으로 회원수만 4000명이 넘는다.
기초의원에 출마하는 A후보 입장에서는 맞춤형 선거 운동 공간인 셈으로 이 후보는 이곳 뿐 아니라 인근 대부분 아파트 카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A 후보뿐 아니라 교육위원에 출마하는 B 후보 역시 최근 들어 이 카페의 단골손님이 됐다.
B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다 보니 새벽이 쌀쌀하더라. 주민들 모두 건강하길 바란다’ 등의 글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대전의 맛집을 소개하는 인터넷 카페로 4만여명에 가까운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또 다른 인터넷 카페에는 대전 시장에 출마한 C 예비후보가 활동 중이다.
C 후보는 이 카페 게시판에 자신의 공약과 함께 자신과 관련된 기사 등을 올려 유권자들의 눈길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 카페를 찾는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일부 카페에서는 정치적 색채의 글 게시를 금지하는 곳도 생겨났다.
대전지역 아파트 매매가 등 부동산 정보를 공유하는 한 인터넷 카페는 공지를 통해 ‘정치적 글 삭제’를 알리고 있다.
한 기초의원 예비후보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명함 돌리고 인사하는 선거운동은 오히려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생각에 드러나는 활동은 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선 경로당 등을 돌며 인사를 하는 수준이지만 눈총받지 않으면서도 실효성 있는 운동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예비 후보는 “실질적인 유권자인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인터넷 카페의 경우 의사소통은 물론 이름 알리기에도 제격”이라며 “인터넷 홍보의 중요성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요즘처럼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을 때는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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