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원대 아동용 자동차·한정판 완구 등 ‘어린이날’ 맞은 어른들 상술에 동심 멍들어
경기도내 주요 백화점과 대형유통매장, 인터넷 쇼핑몰이 ‘어린이날’을 맞아 최고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가 장난감 판매에 열을 올리는 등 상술을 앞세워 어린 동심을 멍들게 하고 있다.
자녀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것을 사주고 싶어 하는 부모들의 소비 심리를 교묘히 이용, 과소비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4일 도내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어린이 날을 맞아 매장 한켠에 적게는 1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200만원대까지 아동용 자동차 및 장난감, 게임기 등을 전시, 판매 중이다.
문제는 이들 고가의 제품들이 온·오프라인에서 경쟁적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H쇼핑몰은 페라리, 람보르기니, 지프 등 고급 승용차를 본떠 만든 어린이용 자동차 제품을 한대당 100만~200만원씩 고가에 판매하는데도 불구 이번주에만 5대가 이미 팔린데다 구입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또 30만원대의 일본산 수입 완구인 ‘건담 시리즈’를 전시하고 있는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도 이날 하루에만 10대 이상 판매고를 올렸으며 5대 한정판으로 출시된 ‘건담’(38만원)은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이다.
특히 30만원 상당의 블록 장난감인 ‘플레이모빌’도 하루에 2~3상자씩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신세계 경기점도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DS1’ 가격이 20만원(소프트웨어 별도 구입)임에도 지난 주말을 시작해 하루 20대 이상 팔리고 있으며, 가족용 오락기 ‘닌텐도 위(Wii)’도 일평균 5~6대씩 매출을 기록 중이다.
이마트 수원점도 비디오게임기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3만원)과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42만원)의 판매량이 최근들어 30% 가량 늘었다.
고가의 제품을 위주로 전시하다보니 아이들이 저렴한 제품에는 눈길을 주지 않으면서 결국 부모들이 지갑을 열게 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자 매장에서는 비싼 것을 사달라는 아이들과 저렴한 것을 사주려는 부모와의 실랑이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주부 김모씨(37)는 “비싼 제품을 위주로 진열해 놓으니까 거기에 눈높이가 맞춰진 아이가 다른 장난감에는 눈길도 주지 않아 큰 맘 먹고 할부로 구매했다”며 백화점 상술에 혀를 내둘렀다.
/임명수기자 lm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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