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메리 샤피로 위원장, "여러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힌 때문"
지난 6일(현지시간) 오후 2시 이후 순식간에 무려 1,000포인트 가깝게 떨어진 뉴욕증시 폭락사태의 원인이 여전히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메리 샤피로 위원장은 11일 미 하원 자본시장 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아직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일명 '팻 핑거(fat finger)' 실수로 불리는 주문입력 오류가 증시 폭락의 원인이라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샤피로 위원장은 "조사요원들이 6일 오후 2시 이후의 거래내역 1천700만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현재까지의 검토결과 주문입력 오류가 순식간에 주가급락을 야기했다는 분석에 대해서는 신빙성이 의문시된다"고 설명했다.
샤피로 위원장은 "그보다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다양하게 얽혀 주가급락 사태를 불러왔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다만 최종 결론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당시 프록터 앤드 갬블(Procter and Gamble) 주식이 대량으로 매도주문이 쏟아지면서 시장 전반에 폭락세를 초래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P&G 주식거래에서 특이점이 드러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샤피로 위원장은 그러나 "주가가 순식간에 1,000포인트 가깝게 폭락한 사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유사한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이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식시장의 거래패턴과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점에 비춰 감독당국의 기술력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허술한 감독체계의 문제점을 시인하기도 했다.
한편 샤피로 위원장은 전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BATS거래소, 국제증권거래소 등 6개 주요 거래소 대표들과 모임을 갖고 유사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주식거래를 일시 정지시키는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 기능을 대폭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그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시장의 과도한 동요나 쏠림이 발생할 때 거래를 일시 중지시키는 서킷 브레이커 시스템이 거래소별로 기준이 달라 문제가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으며 따라서 이를 통일시키기로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각 주마다 서킷 브레이커 발동 요건이 서로 달라 뉴욕증시에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더라도 투자자들은 다른 주의 거래소에서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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