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님, 이 무슨 해괴한 소리입니까? 영포 라인이다, 선진국민연대 라인이다 하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권력층 내부의 암투 말입니다. 먹고 살기에 바쁜 서민층이 듣기엔 호사스런 괴담이니까요.
이래서 전 재산을 사회에 내놓은 초유의 무소유 대통령인데도 국민의 냉대를 받는 것 아닌지요. 이래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무작정 ‘4대강 죽이기’라며 반대해도 묵과하는 식물사회가 되지 않았는지요. 이래서 당연한 세종시 수정이 좌절된 자중지란을 겪게 된 것이 아닌지요.
국민사회는 지금 이 사람이 저 사람을 치고, 저 사람이 이 사람을 치는 우렁이 속 같은 권력 내부의 고발성 폭로를 일삼는 서로 간 갈등에 한마디로 침을 뱉고 있습니다. 도대체 영포회는 뭐고 선진국민연대는 뭡니까? 포항 출신 공무원들이 20년 전에 만들었다고 한다면, 출발은 친목이 목적이었음을 인정합니다. 그런데 포항 출신 대통령이 나오고도 그랬을까요. 대선이 끝난지가 언젠데 대선 외곽조직인 선진국민연대가 아직도 회자되는 것입니까.
둘러싼 비선라인 척결해야
비선조직의 권력 농단 의혹으로 보는 것이 대체적 사회 정서라면, 억울하다 하실지 모르겠으나 그렇게들 믿는 게 사실입니다. 분명한 것은 비선조직이 설쳐서 잘 되는 정권은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공식조직은 기강이 있는 데 비해 비선조직은 기강이 없기 때문입니다. 기강은 곧 책임 의식입니다. 대통령님이 경고를 했는데도, 이미 방자해진 그들은 어디 꼼짝이나 합니까. 어떻든 KB금융인사 개입 의혹 등 이런 것들이 100건도 더 있다는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가 나왔는데, 이게 무슨 소린지 대통령님은 아시는지요.
아시든 모르시든 대통령님의 책임입니다. 왜냐면 권력 게임은 언제나 최고 집권자 주변을 중심으로 벌어지니까요. 세간에 드디어 대통령 형님 얘기가 나왔더군요. “정치와는 담을 쌓았다”는 그분 말은 좀 어폐가 있습니다. 국회의원직은 정치를 하는 자린데, 그럼 정치와 담을 쌓은 사람이 국회의원은 뭐하러 하는 것입니까. 하긴 비선조직은 정치는 아니긴 합니다.
대통령님이 자신은 권력 게임과 무관한 변방인인 것처럼 비껴서 계신 것은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 직접 수술칼을 들이대야 할 분이기 때문입니다. 이러면 야당에게 정치 공세의 빌미를 더 줄 우려가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것을 두려워 할 이유는 없습니다.
골치 아픈 일엔 대타를 앞세워 한 발 빠지고, 골치 아픈 일 처리에 타이밍을 놓치곤 하는 것은 보기에 안타깝습니다. 언젠 사회통합수석비서 자리가 없어 사회 소통이 안 됐나요? 문제는 직제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이번에 청와대 비서실 직제를 고치고 사람을 많이 바꿨지만 국민은 감동하지 않습니다.
곧이어 개각이 있겠지만 이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대통령님의 인사 스타일로 미루어 그 사람이 그 사람일 것으로 보는 생각이 국민사회에 각인돼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내각이나 비서실의 인적 쇄신 역시 주물럭거리다가 또 시의를 놓치기까지 했습니다.
간곡히 말씀 드립니다. 청와대 초청만을 소통으로 착각하지 마시고, 꼬인 현장에 직접 몸을 던지십시요. 임기 5년의 반환점에 돌아섰습니다. 이제 뭔가 좀 달라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대통령님부터 달라져야 아래도 달라집니다. 대저 친이계, 친박계가 뭔지요, 이로도 모자라 벌이는 측근 세력 간의 아귀 다툼이 부끄럽지 않습니까. 결연한 ‘읍참마속’의 처단을 주저치 마십시오. 박근혜 의원 집도 찾아보고, 한나라당 당사며 민주당 등 야당 당사도 찾아 얘기를 듣곤 하십시오. 예를 든 이런 방문이 한두 걸음에 좋은 결과가 안 나올지라도, 국민사회가 보는 눈은 달라질 것입니다.
설득의 리더십 위해 솔선을
지난번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는 걸 보면서 이런 것을 생각했습니다. 미국 하원에서 건강보험 개혁법안을 통과시킨 데 성공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심혈을 기운 노력 말입니다. 이 또한 여당인 민주당 안에서도 반대하는 의원들이 적잖아 해외 순방 일정을 미뤄가며 직접 만나 설득하고, 심지어는 공화당 의원들과도 토론을 벌여 100년 숙원의 현안을 해결하지 않았습니까.
요컨대 대통령님께 소통의 진정성과 설득의 리더십을 기대합니다. 이는 상대가 다가오길 기다리지 않고, 상대에게 다가가는 데서 시작되지 않을까요. 국민사회는 대통령님이 하시는 일에 만성적 피로의 무력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말입니다. 왜 이럴까요? /임양은 본사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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