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돌아온 해결사' 김상현 결승포로 원정 12연패 탈출
에이스는 단지 마운드 위에서만 빛나는 존재가 아니다. 팀 전체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있다. LG 봉중근이 SK 김광현과의 좌완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하자 선수단 내홍에 휩싸인 LG도 모처럼 활짝 웃었다.
LG가 후반기 첫 테이프를 완벽하게 끊어냈다. 2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홈경기에서 7이닝동안 탈삼진 6개를 곁들이며 7피안타 3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친 선발 봉중근을 앞세워 선두 SK를 4-0으로 완파했다.
선발진에서 봉중근에 대한 의존도가 큰 LG로서는 절대로 놓쳐서는 안될 경기였다. 상대도 만만치 않았다. 에이스 김광현을 출격시킨 리그 1위팀 SK였다. 하지만 봉중근은 공격적인 투구로 마운드를 지배했다. 박정권, 박재상 등 주축 타자들이 부상으로 빠진 SK 타선이 공략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LG는 후반기 개시와 함께 SK, 롯데, KIA, 삼성와 순서대로 3연전을 벌인 후 다시 SK와 맞붙어야 한다. 상위권 혹은 4위 경쟁팀들과 피할 수 없는 승부가 당분간 계속 된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일정. 게다가 최근 이형종의 선수단 이탈과 서승화의 2군행 불만 표출로 구단 안팎이 시끄러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첫 출발이 더욱 중요했다.
박종훈 감독은 "봉중근이 오늘 경기를 통해 에이스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보여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팽팽하던 흐름은 6회말 LG의 공격에서 깨졌다. 1사 후 정성훈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박병호가 우전안타를 때려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박경수가 김광현을 상대로 좌측 방면 적시 2루타를 때려 선제점을 뽑았다.
SK는 제구가 흔들리는 김광현을 내리고 불펜의 핵 정우람을 투입했지만 LG의 기세를 꺾기는 무리였다. 7월 들어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 중인 박용택이 2타점 중전안타를 때려 점수차를 벌렸다. 8회말에는 결승타의 주인공 박경수가 다시 적시 2루타를 날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봉중근은 시즌 9승(6패)째를 올렸고 올시즌 세번째로 전구단 상대 승리투수가 됐다. 반면, 김광현은 5⅓이닝 6피안타 4볼넷 3실점에 그치며 9연승 도전에 실패했고 시즌 3패(12승)째를 안았다.
한편, KIA는 '돌아온 해결사' 김상현을 앞세워 원정 12연패 터널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원정경기에서 2-3으로 뒤진 8회초 김상현이 결승 투런홈런을 터뜨린 데 힘입어 7-5 역전승을 거뒀다. 김상현은 무릎부상을 털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첫날 해결사 몫을 톡톡히 해내며 작년 MVP다운 위용을 널리 과시했다.
4위를 지키고 있는 롯데가 패하고 5위 LG와 6위 KIA가 나란히 승리하면서 4강 경쟁은 더욱 큰 혼란에 빠졌다. 4-5위간 승차는 1경기 반으로, 4-6위간 승차는 4경기로 좁혀졌다.
목동 경기에서는 두산이 넥센을 4-3으로 제압하고 5연승 휘파람을 불었다. 한편, 대전구장에서 진행되던 한화와 삼성의 경기는 3회말 도중 갑자기 굵어진 빗줄기로 인해 노게임이 선언됐다. 올시즌 네번째 노게임으로 최소된 경기는 추후 일정에 편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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