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 개·폐업 ‘악순환’

명퇴자 등 무작정 창업… 창업수요 넘쳐나면서 실패 ‘쓴맛’

경기도내 자영업자들이 개·폐업의 악순환 고리에 허덕이고 있다.

 

경제위기 한파 영향으로 직장을 잃은 명예퇴직자들이 무작정 창업에 뛰어들면서 대부분 실패의 쓴 맛을 보고 있는 것이다.

 

2일 도내 자영업자들과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최근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명예퇴직한 직장인들이 너도나도 창업으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창업수요가 넘쳐나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초기 집중 투자를 하다보니 장기전에 대비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등 사전 준비 없이 시작했다가 실패를 맛보고 있다.

 

2007년 말 대기업에서 명퇴한 김모씨(45)는 최근 폐업 여부를 고민중이다.

 

3년 전 성남시청 구 청사 인근에서 분식집과 식당을 운영했다가 두차례 실패를 맛본 이후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차린 지금의 식당마저 시청사의 이전으로 위태롭기 때문이다.

 

김씨는 “장사를 하지 말란 소리같다”며 “무작정 손님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도 이제는 지겹다”고 허탈해 했다.

 

이같은 사정은 용인시 수지구청 인근 상권도 마찬가지.

 

용인 수지구청 A상가 건물의 2층 PC방은 최근 2년새 주인이 3차례나 바뀌었다.

 

PC방에 비전이 없는데다 사전지식이 없이 무작정 투자에 나선 명퇴자들이 6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손해만 본 채 사업을 접은 것이다.

 

주변 S건물 1층 전문식당도 6개월만에 새주인을 찾고 있다.

 

대기업 출신이 인수했지만 주변 상권의 흐름을 읽는데 실패하면서 오픈 6개월만에 부동산에 내 놓은 것이다.

 

이처럼 경제위기로 명퇴자들과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창업으로 대거 몰리면서 자영업자들의 수는 늘어나면서도 실패를 맛보며 폐업하는 이들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 용인 수지구청 인근 S부동산에만 200개의 상점 매물이 나와 있는 등 주변 5천여개의 상가 가운데 20%가 매물로 등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부동산 관계자는 “창업자들이 많아지면서 공실률이 많이 없어졌지만 매물도 그만큼 많이 나온다”며 “아마도 상가들 중 50%가 매물로 등록돼 있지 않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임명수기자 lm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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