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정치로 민중의 소리 들어야

지난 7월 장마와 땡볕 더위 속에서 오산 지역 초중고 36개 학교를 돌면서 간담회를 가졌다. 무리한 일정이었지만 학교측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참여 속에서 성공리에 대장정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7월 한달 내내 간담회를 진행하는 동안 몸은 힘들었지만 많이 배우는 기회였고, 특히 교사와 학부모님들과 마주 앉아 대한민국 교육현실과 자녀교육에 대한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눈 시간은 행복하고 즐거웠다. 대다수 많은 의원들이 해외 시찰을 다니며 휴가를 즐기는 7월에 나는 교사와 학부모들과 함께 보내기로 작정했고, 힘든 만큼이나 학교현장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기회를 빌어 간담회에서 만났던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간담회를 시작하면 처음에는 좀 어색한 분위기이지만 10분 정도만 지나면 자연스러워지고 1시간 30분 내외의 간담회가 마쳐갈 즈음에는 쏟아내는 말씀이 너무 많아 두시간 넘어서야 간담회를 마친 경우도 있었다. 열정적이고 헌신적이 교장선생님이 계신 학교도 있고, 부화가 치밀어 오를 만큼 무능하고 무사한일한 교장님이 계신 학교도 알게 되었다. 운영위원회와 학부모 봉사 활동이 왕성한 학교와 그렇지 못한 학교도 분간하게 되었다. 결국 좋은 교사와 학부모들이 좋은 학교를 만든다는 만고의 진리를 확인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간담회를 마치고 나니 대한민국 299명의 국회의원 중에서 교육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국회의원이라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실 관내 모든 초중고를 돌면서 토론하는 일은 시간을 많이 투여해야 할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버거운 대장정이다. 하루에 4개 학교를 방문하는 날이면 머리가 멍하고 입에 단내가 날 만큼의 힘든 육체노동이다.

 

더구나 7·28재보선을 지원하면서 오산의 전체 학교를 순회하기란 무모할만큼 고된 일정이었다. 동료 의원들도 믿지 못하겠다며 혀를 차기도 했으니 무모한 일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국회 교육위원으로서 현장을 모르면서 대한민국 교육을 논할 수 없지 않겠는가?

 

정치인들이 불신 받고 손가락질 받는 시대에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땅의 정치인들에게 감히 말씀드린다. 현장으로 가시라! 현장에는 민초들이 있고 민초들이 부여안고 있는 민생문제가 산적해 있고, 민초들은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정확히 알고 있다.

 

가령 택시 운전을 체험을 몇 번 하게 되면 택시 기사들의 애로와 택시 업계의 제도적 문제를 잘 파악되므로, 택시 기사들의 신뢰를 얻게 되고 어려운 택시 기사들의 입장에서 제도개선에 노력하게 된다. 또 좁은 택시 안에서 이땅의 민초들을 만나 짧은 시간이지만 대화를 나누면서 민초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재래시장의 어려움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양복 입고 상인들과 악수하고 사진 찍는 이벤트 대신에 한나절이라도 고무장갑 끼고 생선과 야채 팔아 주는 현장 체험을 하는 것이 백번 낫다. 현장은 정치인들에게 문제와 해답을 동시에 제시하는 교과서와 같은 곳이며, 현장을 소중히 여기는 현장정치가 이 시대 정치의 대안일 것이다.

 

/안민석 국회의원(민·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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