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값 상승에… 실업자·기러기아빠 등에 인기
경기도내 고시원이 높은 실업률과 전·월세값 상승 등으로 청·장년층 숙박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9일 도내 고시텔에 따르면 높은 실업률로 수도권에 취업하려는 지방 출신 청년들과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요동치는 전·월세 값에 부담을 느낀 기러기 아빠, 일용직 근로자 등의 장년층이 몰리고 있다.
특히 화재 등에 취약한 고시텔의 안전기준이 강화되고 시설도 깨끗한 반면 가격은 여관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아이와 부인을 중국에 보내고 한국에 남은 기러기 아빠 양모씨(47·회사원)는 올 초 살던 성남시 신흥동의 월세집을 정리하고 인근의 고시텔로 옮겼다.
매달 아이를 위해 송금하는 금액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집 주인이 월세금을 15만원 더 올려 줄 것을 요구하는 바람에 결국 집을 비우기로 한 것이다.
지방 출신인 A씨(29)도 서울과 인접하고 수도권에 머물러야 취업이 조금 더 잘된다는 생각에 지난 6월 무작정 상경한 뒤 수원의 한 고시텔에 머물고 있다.
A씨는 “지방에서는 솔직히 취업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 올라왔다”며 “경제적 여건이 안돼 일단 금년 말까지 고시텔에서 머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생과 고시생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고시텔이 높은 실업률 등의 사회 현상으로 청·장년층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85명이 정원인 성남시 S고시텔은 숙박 목적의 청·장년층이 지난해 10명 안팎에서 40명으로 늘었으며 화성의 B고시원(120명 정원)에도 30대 이상이 2년 전에 비해 50%이상 급증했다.
또 수원의 N고시텔에도 50대 이상의 장년층의 문의전화가 최근들어 하루평균 10여건에 이르면서 대기자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N고시텔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워서 인지 숙박을 목적으로 하는 장년층이 지난해 말부터 늘고 있다”며 “학생을 위주로 받고 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그냥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임명수기자 lms@ekgib.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