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순환용 임대주택’ 유령단지로?

구시가지 재개발 이주민 수용 주택 5천가구 준공 LH, 사업 포기 선언에 7개월째 빈집으로 ‘텅텅’

판교신도시에 건설된 약 5천가구의 순환용 임대주택이 ‘유령 단지’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10일 성남시와 LH에 따르면 성남 구시가지 2단계 재개발사업이 중단되면서 이들 지역의 집주인과 세입자를 수용할 예정이었던 판교신도시 백현마을의 국민임대주택 4천993가구가 쓸모 없는 주택으로 변해버렸다.

 

당초 LH는 지난해 성남시 금광1·수진2구역과 상대원동 등 성남 구시가지 재개발 2단계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들 지역 거주자의 이주를 위해 판교에 소형 임대주택을 건설했다.

 

이들 아파트는 재개발 철거로 인한 서민들의 주거난을 덜기 위해 도입된 순환용 임대주택으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순환용 임대주택은 지난해 말 준공 이후 7개월째 빈집으로 텅텅 남아 있다.

 

LH는 주민들에게 이주를 요청했지만 주민들은 관리처분도 진행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이주를 하면 협상력이 약해질까 우려하고 있다. 또 관리처분을 받아야 새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부담금을 알 수 있고,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지 아니면 기존 집을 내주고 현금을 받을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이주를 외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성남시가 판교신도시 조성사업비 5천200억원을 못갚겠다며 지불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한 후 LH는 사업성 부족과 민원 등을 이유로 성남 구시가지 개발사업 포기를 선언하면서 순환형 임대주택은 언제 입주자를 맞을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게다가 LH가 사업시행을 맡고 있는 성남 고등동 보금자리지구 사업에 대해 성남시가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판교 금싸라기 땅에 지어진 아파트는 1년 이상 방치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LH 관계자는 “최근 성남지역의 일부 재개발 사업 중단으로 순환형임대주택의 운영에 대해 다각도로 고심 중”이라며 “구시가지 개발사업이 행정절차상 완전 중단되면 그때 가서 국민임대단지 등으로 전환해 공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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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재개발이란?

 

재개발과 관련, 공사기간 중에 해당 지역 주민들이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미리 지어 임대해주는 사업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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