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는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할까, “국민들 성질만 나게 하는 것이 인사청문회”란 사람이 많다. “노무현(정권)때도 그래서, 이명박(정권)이 되면 좀 나을까 싶었는 데 거거익심이다(갈수록 더 심하다)”라고도 말한다.
닉슨의 하야를 가져온 워터게이트 사건의 핵심은 대통령의 거짓말이다. 닉슨이 도청을 시켰다고는 믿지 않았으나, 나중에 알고도 부인한 것이 도덕성의 치명적 흠집이 됐던 것이다.
부인의 관용차 개인 용무 사용, 도청 직원의 가사 도우미(하인)노릇을 부정하다가 뒤늦게 시인한 것은, 앞서 말은 거짓말인 것이다. 거짓말로 둘러대다가 증거를 대니까, 할 수 없이 자기 아내가 탄 관용차 연료비로 500만원을 납부하겠다며 ‘죄송하다’는 것은 진정성이 있다 할수 없다. 처음부터 시인, 사과했어야 한다. 이런 김태호(총리후보)가 (경남도지사적에) 은행법을 위반했다는 10억원 선거비용 특혜 대출설의 사실 여부로 청문회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런 금지 규정을 오늘(24일) 처음 알았다”는 것은 김태호의 말이다.
심재민(문화관광체육부장관 내정)은 한국일보 논설위원까지 지냈다면서 무슨 부동산 거래를 17번이나 해 투기 의혹을 받는지 괴이하다. 이재훈(지식경제부장관 내정)은 벼룩의 간을 빼먹지 쪽방촌 투기까지 해놓고, 이젠(장관을 하기 위해) 그걸 내놓겠다고 한다.
뒤늦은 사과, 면책될 수 없다
위장전입은 거의가 필수적 공통과목으로 고관들의 기본적 위법 소양이 됐다. 신재민은 위장전입을 무려 5번이나 했다. MB에 대한 기억이 틀림이 없다면 대통령도 위장전입의 전력이 있다. 이래서 위장전입쯤은 죄가 아닌 것으로 준법의식이 희석됐는 지 모르겠다.
8·8 개각의 국무위원 내정자들 청문회 얘긴 이미 신문에 났고, 또 여기에 다 되새기자면 정말 성질만 뻗칠것 같아 그만 두고, 공주 갑부 김갑순이란 사람 얘길 한다.
그는 공주 감영의 아전 출신으로 왜정 때 운수사업과 수리사업으로 갑부가 됐다. 친일도 했다. 그렇긴 해도, 한편 민족자본을 지킨 측면 또한 없지 않다. 그런데 자신을 속여먹으려고만 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민나 도로보”(모두 도둑×)라고 입버릇처럼 말한 것이 유명한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인사청문회를 볼 때마다 생각되는 것이 김갑순의 그같은 말이다. 누구 하나 제대로 존경할만한 사람이 없다. 어떻게든 국민을 속여 장관이나 총리 자리에 오르려고만 기를 쓴다. 알다가도 모르겠다. 지도층은 다 그렇게 썩은 인간들 뿐인지, 사람을 잘못 고르는 것인지 모르겠다.
MB 내정자 탈락, 과감해야
MB는 그랬다. 그도 인사청문회를 보고 느낀 것이 있었던 지 인사 검증 기준을 크게 강화하라고 했다. 물론 비서실 관련 부서에 지시한 것이지만, 누구보다 그 자신이 자문자답해봐야 할 말이다.
‘공정한 사회’ 건설은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 중 주요 내용이다. 민초가 갈망하는 것이 바로 ‘공정한 사회’다. 그런데 명색이 나라의 국무위원을 하겠다는 사람들마다 다대수의 과거가 불법이나 탈법, 부도덕으로 얼룩져서는 ‘공정한 사회’를 이룰 수 없다.
‘공정한 사회’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다. 인사청문회에서 나타난 부정적 요인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가를 확인해보는 사회심리학적 구명이 있을 법 하다. 아마 좋게 나타나진 않을 것이다. 기성사회만도 아니다 오늘날 청소년들의 언어가 거친 원인 역시 국가 지도층의 타락과 무관치 않을 것 같다. 물론 이엔 국회가 이따금 보이는 막가는 행태에도 영향이 없지 않다. 하지만 국정 최고의 정부기관에서 상식이 존중되는 최고의 가치를 수범적으로 먼저 보여 파급시키지 못하는 잘못이 더 크다.
MB는 이번 개각 임용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국민에게 수범을 보여야 할 절실한 입장에 있다. 탈락시켜야 할 내정자는 과감하게 탈락시켜야 된다. 그러지 않고 모두 기용하는 고집을 보여서는 민초사회와 점점 더 멀어져 그의 ‘공정한 사회’란 말은 공허 해진다. 인사청문회로 성질 난 국민들 마음을 다소나마 달래 줄 것인지, 아니면 눈 딱 감고 모른체 지나칠 것인지 두고 보겠다. 임양은 본사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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