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률 높은 한탕주의 ‘망국병’ 예방치유시설 확대운영 ‘절실’

도박중독 해법은 없나

국내 도박중독 유병율은 성인인구의 9.5%에 이른다 이는 전체 국민 중 360만명이 도박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 집중적 치유와 관리가 필요한 사람도 80만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특히 OECD 국가 도박중독 유병율에 비해 3~4배 높은 수치로 도박중독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태다.

 

경마나 경륜, 카지노, 복권(로또·스포츠토토), 인터넷 도박 등 사행산업이 확산되면서 도박중독으로 인해 본인은 물론 가족 및 대인관계의 갈등과 재정적·사회적·법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국가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기도내 문제성 도박 참여자 58만명, 우울증·폭력 등 사회에 심각한 영향

수원에 경기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 개소… 맞춤형 예방프로그램 제공

 

■ 도박중독 실태

 

국내 도박중독 유병율은 성인인구의 9.5%(중위험도박 7.2%·문제성도박 2.3%)로 영국 1.9%, 호주 2.4%, 캐나다 3.3%, 미국 6.4% 등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마사회가 고려대 심리학과에 의뢰한 ‘전국민 대상 대규모 도박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도내 도박참여자는 430만명(52.1%)에 달하고 문제성도박 참여자는 58만명(6.9%)에 이르고 있다.

 

또 수원지역에도 55만명(52.1%)의 도박참여자가 있는 가운데 병적 증세를 보이는 문제성도박은 7만4천여명(6.9%)로 추정된다.

 

도박 종류별 참여율은 일확천금을 노리는 로또복권이 60.1%로 가장 높았고 온라인게임 37.6%, 화투·포커 33.7%, 내기 당구·바둑·장기·골프·낚시 10.6%, 즉석복권 3.4%, 주식(단타매매·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3.0%, 스포츠토토 2.6% 등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지난해 9월까지 경찰청 ‘상습도박자 검거 현황’ 자료에 따르면 도박 중독자 검거 인원이 지난 2006년 1천484명에서 2007년 1천948명, 2008년 2천81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경기도내 검거된 인원은 859명으로 부산 2천198명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많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2천810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 1천717명, 40대 1천384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 피의자도 35명으로 청소년들의 상습도박이 우려할 만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 도박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

 

도박중독은 도박에 대한 계속되고 반복되는 통제력 상실, 도박 자금을 구하는 일과 도박행동에 대한 집착, 도박에 대한 비합리적인 기대, 부정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도박행동을 계속하는 등의 특징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도박에 중독되면 개인에게는 우울증, 신체적 질병, 자살, 별거와 이혼, 가정폭력, 경제적 파산 및 사회적 고립 등을 유발하고 가족 및 친지들에게는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야기하게 된다.

 

또한 사회적으로는 노동에 대한 가치와 윤리의식을 무너뜨리고 생산성이 저하돼 직업을 잃게되는 경우가 발생, 절도, 폭력범죄, 횡령, 살인 등의 중범죄는 물론 돈세탁과 고리대금업이 성행하게 된다.

 

이에 따라 도박중독의 예방과 치료 등을 위한 재정지출이 늘어나고 도박산업과 관련한 규제비용 등이 투입되는 등 국가적 손실이 크다. 결국 도박중독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는 개인 뿐만 아니라 가족 및 사회에까지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국가가 이러한 도박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 망국병 도박중독 해법 없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지난 25일 지역사회의 도박중독문제를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수원과 부산에 경기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를 개소했다. 치유센터에서는 도박중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역사회을 중심으로 도박중독예방프로그램을 개발, 유치원, 초·중·고, 대학생, 일반인을 대상으로 도박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예방홍보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또한 도박중독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심리학적 기법을 토대로 개인상담, 집단상담 등을 통한 명상, 운동치료, 요리교실 등의 수준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도박으로 인해 재정적인 문제나 법률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 변호사와의 협의해 재정 및 법률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도박에 중독되면 재발율이 높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 개소를 계기로 사회복귀 지원을 위한 중간집, 재정 곤란시 임시 거처인 쉼터, 공동체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거주시설, 취업지원을 위한 직업재활센터 등 도박예방치유시설을 단계적으로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김경훈 경기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 전문상담원은 “도박중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도박에 중독되지 않도록 미연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도박중독의 심각성이 인식된 만큼 지역사회 내에 다양한 시설들을 설치해 도박중독자 및 그 가족, 지역주민의 접근성을 높이고 그들을 대상으로 한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원재기자 chwj74@ekgib.com

 

 

전영민 경기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장

상담지원 등 다양한 예방교육 정상적인 사회 복귀에 큰 도움

 

“도박중독에서 벗어나면 가족이 행복해집니다.”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출신인 전영민 경기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장(48)은 다양한 예방교육과 상담, 치유프로그램을 통해 도박중독을 막고 중독자가 사회에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사업을 펼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도박중독치유센터의 설립 목적은.

도박중독을 예방하고 중독자를 치유하기 위해 전국에서 부산센터와 더불어 처음으로 설치되는 전문기관이다.

 

도박중독자와 가족에게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광역형 센터를 시·도별로 설치하고 있으며 경기센터는 도민을 대상으로 도박문제와 관련한 다양한 예방교육과 홍보, 상담,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된다.

 

-경기센터의 규모와 인적 구성은.

수원시 팔달구 구천동 녹산빌딩에 연면적 726㎡ 규모로 마련됐다.

 

개인상담실, 가족상담실, 심리평가실, 예방교육실, 명상실, 집단상담실, 운동실, 요리교실, 다목적실 등을 갖추고 있다.

 

센터장과 팀장 2명 등 모두 12명이 근무하며 심리학자 사회복지사, 간호사 등으로 관련 분야의 석사이상 학위 소지자들로 구성됐다. 또한 정신과 전문의나 변호사 등과도 협력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도박중독자는 어떻게 치유하나.

도박중독자는 사회활동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 도박을 중단했다 하더라도 재발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이들이 정상적으로 사회에 복구하려면 지속적인 상담과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또 중독자들은 경제적, 법률적 문제 때문에 관련된 도움이 필요하다. 중독자 가족에 대한 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다.

 

-도박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우선 도박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도박은 두 얼굴을 지니고 있다. 한 면은 즐거움을 제공하는 놀이라는 얼굴이고 다른 면은 인생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중독이라는 얼굴이다. 사람들이 이런 도박의 양면성을 인식하고 도박을 놀이로서만 즐긴다면 도박은 인생을 즐겁게 해주는 하나의 도구가 될 것이다.

 

최원재기자 chwj74@ekgib.com

 

사진=하태황기자 hath@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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