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다
글 싣는 순서
① 이젠 계획 임신한다
② 행복한 임신, 안전한 출산
③ 산후조리, 잘못하면 평생 고생
④ 안전한 피임, 여성건강의 기본
⑤ 여성의 영원한 숙적, 생리통
⑥ 갱년기 관리로 10년은 젊게 산다
여성으로서 가장 축복받을 일 중 하나인 임신. 그러나 여성의 건강을 가장 위협하는 것 또한 임신이다. 새 생명의 잉태와 동시에 여성의 몸에는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나고, 심지어 난생 처음 하는 임신 경험은 여성에게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이에 본보는 여성전문병원인 수원 쉬즈메디 산부인과와 함께 기획시리즈 ‘엄마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다’를 연재한다. 임신과 출산, 산후조리에서부터 평소 건강관리, 갱년기 질환 등 여성의 건강 주기에 있어 반드시 알아둬야 할 건강상식들을 소개함으로써 ‘가정의 기둥’인 여성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편집자 주
‘무턱대고 임신’으로 신경관 결손증(대표적인 질환으로 무뇌증이 있는 기형증)이 있는 아이를 분만했던 경험이 있는 김지연씨(33). 김씨는 지난 해 둘째 아이를 갖기 위해 산부인과를 찾았다. 재발방지와 함께 ‘계획 임신’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뼈져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그녀는 주변 환경조사, 유전학적 가족력 조사, 식습관 조사 등을 마친 후 2개월여가량 엽산제를 복용, 임신에 성공했으며 최근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다.
이처럼 저출산보다 심각한 문제는 태어나는 아이들의 건강이 예전 같지 않다는 사실이다. 고령과 스트레스, 잘못된 생활습관 등으로 자연 임신율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임신을 해도 건강하지 못한 아이가 태어날 확률이 매우 높다. 요사이 의료기술이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저체중아나 미숙아로 태어나면, 평생 걸릴 질환을 예약해 놓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정도로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렇듯 고위험군 부모는 늘지만, 정작 이들은 별다른 계획이나 준비 없이 아이를 낳으려 한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최혜진 쉬즈메디 산부인과 부원장은 “준비 없이 임신하는 건 아기에게 큰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자 부모로서의 책임을 유기하는 것”이라며 “계획하고 준비해야 자연 임신의 확률이 높아지며, 튼튼하고 똑똑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임신 후 병원에 오면, 해줄 게 없어요”
한국 마더세이프 전문 상담 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계획하지 않은 임신을 한 산모는 계획 임신을 한 산모보다 약물, 술, 담배, 방사선 등 위험요인에 2~3배 더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부원장은 “임신 후 병원에 오면, 이미 태아는 온갖 위험요인을 접한 상태라 의료진이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임신을 원한다면 부부 모두 ‘임신 전 검사’를 받고 미리미리 몸 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계획 임신을 위해 예비 부모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남편은 최소 6개월, 아내는 4개월 전부터 ‘임신에 최적화된 몸만들기’에 돌입해야 한다.
남편 6개월·아내는 4개월 전부터
‘임신에 좋은 몸 만들기’ 돌입해야
건강한 정자·난자 기대할수 있어
그런데 왜 남편이 아내보다 긴 시간인 6개월이 필요한 걸까. 오늘 수정되는 정자(精子)가 언제 우리 몸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알면, 그 이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보통 정자는 사정되기 2~3일, 또는 1주일 전에 생성된다고 생각하지만, 정답은 88일, 약 3개월 전이다. 원시 정모세포로부터 태어난 ‘아기’ 정자가 자라 ‘성인’ 정자가 되는 데 74일, 활기차게 꼬리치며 운동하는 능력을 갖추는 데 추가로 14일이 걸린다. 즉, 오늘 정자가 세상 밖으로 나와 제대로 ‘정자 구실’을 하려면, 3개월 전 이미 남성은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에 찌든 몸이 회복하는 데 최소 3개월이 걸리기에 총 6개월이 필요한 것. 반면 아내는 난자(卵子)가 1개월마다 생성되기 때문에 총 4개월의 기간이 필요하다. 물론 아내도 남편과 함께 6개월 전부터 준비하면 더욱 좋다.
■ 엄마가 건강해야 아기도 건강하다
계획 임신을 위해서는 ‘임신 전 검사’와 금연, 금주는 기본 중 기본이다. 또 불균형한 영양과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고, 적정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임신 전 검사에는 ▲초음파 검사 ▲자궁 경부암 검사 ▲혈액검사 등이 있다.
초음파 검사는 자궁이나 난소에 혹이 있는지, 혹이 있다면 그것이 임신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임신 전에 제거해야 하는지, 얼마나 자주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한다. 예를 들어 가임기 여성 5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자궁 근종의 경우 위치가 나쁘면(자궁 근육층에 깊이 박혀 있거나 내막에 너무 근접해 있는 경우) 임신 전에 제거하는 것이 좋다. 이미 임신이 된 상태라면 출산시 제왕절개술을 해야 하므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난소나 복강 내에 자궁 내막증이 있는 경우는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임신을 빨리 하거나 임신까지의 시간이 있다면 아예 수술을 하고 이후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 또 초음파 검사 시 배란이 원활하게 되는지도 봐야 하는데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되는 경우 배란초음파(일정 기간 초음파 관찰을 해 배란 여부를 보는 검사)를 보기도 한다.
자궁경부암 검사는 성경험이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 요즘은 단순 경부암 검사만 하는 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궁 경부암 백신 접종까지 생각하고 검사를 시행한다. 26세 전까지 백신의 효과가 95% 나타나므로 가급적 백신을 맞는 게 좋지만 이 경우 임신을 언제 하느냐가 중요하다. 백신은 6개월 코스로 맞는데 6개월 안에 임신 계획이 있다면 출산 후로 백신을 미루는 게 좋다.
산모 독감 걸리면 태아에게 치명적
자궁근종·자궁내막증 미리 검사하고
풍진 등 바이러스성 질환 관리 필수
혈액검사는 건강상태나 정기 건강검진 여부에 따라 검사아이템이 달라진다. 일반적인 검진을 받는 상태면 A형, B형 간염, 풍진 검사정도만 해도 되고 그렇지 않는 상태라면 혈액형 검사, 일반 혈액검사(빈혈여부, 혈소판, 백혈구 등), 매독, 에이즈 검사 등을 하게 된다. 간염 검사와 풍진검사를 시행하면 항체 여부에 따라 접종이 결정된다. 보통은 B형 간염을 주로 보지만 최근 1년 동안 A형 간염이 급증추세라 A형 간염도 반드시 확인하고 항체가 없을 시는 접종을 하는 것이 좋고 이는 아기를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장기적인 건강을 위해서도 매우 필요하다.
풍진은 바이러스성 질환의 일종인데 성인이 풍진에 걸릴 경우 가볍게 감기증세로 앓고 지나가지만 임산부의 경우 태아에게 치명적으로 기형을 유발하므로 임신 전에 항체를 만들어 주는 게 안전하다. 하지만 풍진은 생백신이므로 임신이 의심되거나 바로 임신하는 것은 피해야 하고 접종후 1개월 정도는 피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 접종이 시작된 계절독감 백신도 미리 맞을 것을 권한다. 계절독감은 1~3월까지 많이 나타나므로 10~11월까지는 접종을 완료하는 게 좋고 임신 중에 독감에 걸리면 치명적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문의 (031)231-7300
윤철원기자 ycw@ekgib.com
>>> D-180일
♡ 부부가 함께 산부인과에 가서 임신 전 기본검사를 받는다.
♡ 예방접종을 한다.
♡ 자연 임신에 이로운 생활 및 식습관 상담을 받는다.
♡ 체중 조절을 한다.
♡ 직장과 집 환경을 점검한다.
>>> D-100일
♡ 금연·절주 시작하고 카페인 섭취를 줄인다.
♡ 영양을 섭취한다.
♡ 부부 모두 엽산 등 필수영양소 섭취를 시작한다.
♡ 부부 각자의 생활방식을 점검.
♡ 유전 상담 위한 가계도 작성.
♡ 적절한 임신 시기를 정하고 피임법 변경 등 상담 받는다.
♡ 아내는 심폐 기능을 점검하고 빈혈 등 기본검사 다시 한다.
♡ 남편은 수정되는 정자가 지금 시기에 만들어진다는 점을 고려 해 고환 상태를 재점검한다.
>>> D-30일
♡ 부부 모두 건강한 생식 환경을 저해하는 나쁜 습관이 있는지 최종 점검한다.
♡ 아내는 간접흡연도 멀리한다.
♡ 아내는 어떤 약물도 복용 금지. (질환이 있는 경우 의사와 상담)
♡ 아내는 허브류를 섭취 않는다.
♡ 남편이 아직도 흡연 중이라면, 즉시 멈추고 임신 계획을 3개월 뒤로 미룬다.
♡ 남편은 아내가 임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보호한다.
♡ 아내는 질염, 치과 질환 등 모든 감염성 질환을 치료한다.
♡ 부부 간 스킨십 횟수를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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