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세 타고 상가권리금 뛴다

가을 창업시즌 작년比 20%↑ ㎡당 평균 77만4천588원

매매시장은 침체 못벗어나 ‘떨이’ 미분양 상가 쌓여가

가을 창업 시즌을 맞아 수도권의 상가 권리금이 급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세를 타고 실수요가 몰리면서 상가 임대가는 치솟겠지만 매매시장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상가정보업체들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수도권 지역에서 거래된 상가점포의 권리금은 ㎡당 평균 77만4천588원으로 지난해 동기(64만5천806원)에 비해 20%가량 올랐다. 이는 지난 2·4분기(72만2349원)에 비해서도 7% 오른 것이다.

 

지난해와 동일한 조건의 공급면적 84㎡짜리 상가를 얻으려면 권리금으로 1천81만원가량 더 줘야 한다.

 

특히 전반적인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가을철 창업수요가 몰리면서 권리금 및 임대보증금도 급등세다. 7∼8월 휴가철이 지나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나기 시작한 가운데 하반기 연말 수요에 맞춰 소비지출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창업수요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상가 임대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든 반면 분양시장은 위축되고 있다. 아파트 등 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풍선효과’로 수혜를 입었던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셈이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관계자는 “통상 점포 권리금은 여름과 겨울 비수기에 떨어졌다가 가을 경기가 살아나는 추석 연휴 열흘 후에 가장 많이 오른다”며 “추석 이후 유동인구가 많아 매출액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눈치 빠른 수요자들은 비수기에 상가를 알아보고 성수기 직전에 개업하는 방식을 택한다”고 덧붙였다. 권리금이 저렴한 비수기인 8월에 계약을 하고 9월에 인수한 후 한달 동안 내부공사를 마치고 10월 성수기에 개업을 하는 방식이다.

 

다만 상가주인의 임대수익률에 해당하는 월 임대료는 약보합세다. 창업수요는 늘었지만 매달 월세를 낼 정도로 경기가 호전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강남권은 물론 인천 송도와 청라, 남양주, 화성 동탄 등 수도권의 대규모 준공 후 미분양 상가들이 몰린 지역을 중심으로 3.3㎡당 최대 2천만원까지 할인하는 등 파격적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김포시 장기동 S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분양가를 3.3㎡당 최대 379만원까지 인하했다. 또 용인시 수지구의 S근린상가는 준공 후에도 미분양이 이어지면서 상가분양 계획을 아예 변경해 3.3㎡당 분양가를 최대 800만원까지 낮췄다.

 

이러한 사정은 인천도 마찬가지다. 인천 부평구의 Y근린상가는 1층 점포의 분양가를 3.3㎡당 2천190만원까지 내렸다.

 

상가뉴스레이다 관계자는 “올해 들어 상가시장은 반값 할인분양, 확정수익제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지 않는 한 계약이 쉽지 않다”며 “부동산과 관련된 투자자산은 주택은 물론 상가와 오피스텔까지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상가 매매시장의 판도가 서서히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부터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는 만큼 퇴직자들의 창업 및 투자 수요가 꿈틀대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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