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산모, 항문 질환 검사가 먼저

최근 연예인들 사이에서는 유행처럼 혼전 임신이 번지고 있다. 개방적인 성문화와 저출산에 따라 혼전임신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과거에 비해 덜한 편이다.

 

하지만 의사 입장에선 태아와 산모 건강을 위해 계획적인 출산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특히 고령 출산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임신에 대한 위험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만큼 산전 검사와 관리 등으로 안전한 출산을 도모하는 게 좋다. 건강한 출산을 위한 많은 매뉴얼들이 나오고 있다. 산전 검사를 받는 예비 산모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산전 검사는 산부인과적으로 치우쳐 있다. 임신 전에는 산부인과적 검사와 관리는 물론 임신 중 치료하기 어려운 대장·항문 질환이나 치과 질환, 피부과 질환 등을 미리 파악해 관리하는 게 좋다.

 

항문 질환은 진단과 치료 등에 여성들이 부담을 느껴 방치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다.

 

항문 질환을 방치한 채로 임신할 경우 임신 중 약물 치료나 수술 등이 힘들어 고통을 고스란히 감당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임신과 출산 등으로 인해 없던 항문 질환도 새로 생겨난다고 알려져 있어 ‘지금 치료해도 임신 후 재발하는 건 아닌가’라는 우려로 인해 항문 질환을 그냥 방치하고 넘어가는 경우들도 많다.

 

기존에 갖고 있던 항문 질환, 특히 치핵의 경우 임신하면 복압이 올라가 혈액 순환에 압박을 받아 더욱 심해진다.

 

임신 초반의 치핵은 나와도 다시 집어 넣으면 큰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다. 임신 말기로 갈수록 복압이 올라가고 배변 장애까지 동반되면서 순식간에 조직이 괴사하는 ‘감돈성치핵’으로 발전할 수 있다.

 

감돈성치핵의 경우, 수술이 필요한 질병이지만 임신 중에는 수술을 자제하는 게 원칙이다. 임신 중 약물 치료 역시 제한적이어서 항문 질환이 있다면 임신 전에 치료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증상의 경중에 따라 꼭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는만큼 임신 전 항문 질환이 있다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현재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 수술여부와 치료방법 등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임산부들은 항문에 문제가 있어도 산부인과만 주로 방문하고 대충 지나가는 경우들이 많다. 임산부의 치질 노출 비율을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외국의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치핵 발생은 임신시 7.9%, 산욕기 18.8% 등으로 이 가운데 배변 곤란이 있는 환자에게서 배변 곤란이 없는 환자보다 치핵 발병이 더 많았다.

 

임신하면 황체호르몬의 왕성한 분비로 대장운동이 약화돼 변비가 생기기 쉽다. 이는 곧 치핵이나 치열 등 항문 질환으로 이어지기 쉽다.

 

여성의 경우 치핵 발병의 원인으로 임신과 출산 등이 가장 큰 원인이다. 큰 걱정 없이 내버려 뒀던 기존의 항문 질환은 더욱 심해지는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출산 이후 수유로 인한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등으로 인한 수분 섭취 부족으로도 치열이 생기는 경우들이 많다.

 

출산 후 항문 질환은 물론 일시적이나마 요실금이나 변실금 등 골반저 질환이 있었다면, 다음 임신을 준비하기 전 반드시 앞선 출산으로 인한 골반저 손상이 심하지 않은지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