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다] ⑤ 여성의 영원한 숙적, 생리통
“생리통은 여성의 몸 건강 신호등”
출혈량 많고 주기 불규칙적이면 혹시 자궁질환? 산부인과 노크를 피임약 생리통 경감에도 효능있어 부작용 등 전문의와 상담후 복용
“생리통 때문에 매달 생리 날짜가 되면 걱정부터 앞섭니다. 너무 아파서 기절한 적도 있어요.” 극심한 생리통의 공포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김소연씨(26). 그녀는 생리통을 없애기 위해 진통제 복용, 호르몬주사 투여 등 안 해 본 게 없다. 하지만 모두 그때뿐이고 다음 달만 되면 다시 생리통에 시달려야 했다. 매달 여자에게만 찾아오는 달갑지 않은 불청객 생리통. 생리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과 불편함을 알지 못한다. 생리통은 개인에 따라 하루만 가볍게 있는 사람도 있지만 생리 전부터 통증이 시작해서 생리가 끝날 때까지 떼려야 뗄 수 없는 검은 그림자처럼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이문령 수원 쉬즈메디 산부인과 부원장은 “모르는 사람들은 꾀병으로 치부하기도 하지만 생리통이 심한 경우 실신을 하기도 한다”며 “생리통도 하나의 질병으로 생각하고 무조건 참거나 가볍게만 넘겨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 불안·스트레스에 심하면 구토·실신까지
생리통은 생리가 시작될 때 자궁내막에서 분비되는 생리활성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으로 인한 자궁수축 때문에 나타난다. 생리 중에는 생리통 외에 여드름, 불안과 스트레스, 졸음, 복부팽만 등 다양한 증세가 따라온다.
원래 월경이 오는 시점을 전후로 해서 약간의 불편함이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다. 하지만 생리통은 월경 중이나 월경 전후에 하복부나 허리에 통증이 나타나 일상생활이나 사회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뜻한다. 생리통은 연령이 높을수록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생리통은 주로 10, 20대 초반 등 젊은 여성에게 자주 일어난다. 나이가 들거나 출산 후 자연히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통증은 보통 2~3일 지속되며, 대체로 묵직한 느낌이거나 약간의 통증을 느끼게 되지만 심한 사람은 출산 시와 유사한 통증을 겪기도 하고 허리와 골반의 뻐근한 통증, 오심과 구토나 실신을 하는 이들도 있다.
■ 출혈량 많아 빈혈 극심 ‘자궁근종’ 의심
생리 증상에는 생리통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생리량이 많아 빈혈이 심한 경우도 있는데 이 때에는 자궁근종이나 자궁성근종, 자궁내막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 중 자궁근종은 자궁 평활근의 세포가 자라서 생기는 여성의 흔한 종양으로 월경과다, 비정상 자궁출혈, 골반 통증, 배뇨 장애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생리가 불규칙적일 때에는 염증이나 종양 같은 특별한 기질적 질환이 없이 월경 이외의 기간에 생기는 자궁출혈인 기능부전성자궁출혈이나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의심되기도 한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다른 명확한 원인 없이 난소가 과다하게 안드로겐을 생산해 무월경, 다모증, 비만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으로 생리가 없을 경우에 확인해 봐야 한다.
이문령 부원장은 “생리 때 찾아오는 증상들은 비단 생리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뿐만 아니라 여성의 건강을 잘 반영하는 것으로 생리증상 때문에 산부인과적인 진찰을 처음 시작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또 그는 “불규칙적인 생리와 심한 생리통, 빈혈 등의 문제를 그냥 참아왔다면 본인의 생리증상을 잘 파악하고 건강상태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최근에는 먹는 피임약으로 여성 질환을 예방하기도 한다. 예컨대 먹는 피임약은 월경전증후군 개선, 생리통 감소, 기능부전성 자궁출혈, 자궁내막증 등 여성의 자궁과 관련된 다양한 질환에서도 그 효과가 입증돼 피임 이외의 목적으로도 다양하게 처방되고 있다. 다만 개인의 상태에 꼭 맞는 치료와 처방을 위해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받은 후 처방 받아야 한다.
■ 식생활 개선·적당한 운동으로 예방가능
생리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식생활부터 개선해야 한다. 충분하고 균형잡힌 식사는 필수다. 특히 저체중인 여성은 생리통을 겪는 비율이 훨씬 높다.
가급적 소금 섭취를 절제하고 설탕, 카페인(커피, 차, 초콜릿, 콜라), 백미, 백밀가루, 가공식품 등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당근도 너무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 당근 속에 있는 카로틴의 체내 흡수량이 많으면 난소의 배란 기능이 떨어진다. 유제품이나 고기도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한다. 대신 철분을 충분히 공급해야 하고 찬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생리 중이라도 적당한 운동은 도움이 된다. 특히 걷는 운동을 많이 하고 가벼운 체조나 에어로빅, 배드민턴, 탁구 등을 함으로써 혈액이 순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생리할 때는 너무 뜨겁거나 찬물로 샤워하지 말아야 한다. 지나치게 뜨거운 물은 모세혈관을 확장시켜서 혈액순환을 빠르게 해 생리량을 늘린다. 반대로 물이 너무 차가우면 생식기 계통이 자극을 받아 월경이 멈출 수 있다.
문의 (031)231-7300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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