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폭탄주 발언’… 곤혹스러운 민주

차세대 대표주자 잇단 구설수 ‘여론 역풍’ 우려

민주당이 자당 소속 송영길 인천시장의 ‘폭탄주 발언’에 관련, 한나라당의 비난공세에 적극 반박하면서도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송 시장은 폐허가 된 연평도의 한 가게 앞에 폭격으로 인해 그을음을 뒤집어쓰고 있던 소주병을 들면서 ‘어, 이거 진짜 폭탄주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물의를 빚고 있다.

 

차영 대변인은 28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 그래서 정쟁으로 비치지 않기 위해 민주당은 목소리를 내지 않고 삼가고 있다”면서 “그런데 여당이 나서서 햇볕정책을 얘기하고, 송 시장을 꼬집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 대변인은 이어 “여당은 분열을 유도하기보다는 국론을 모으는 일을 해야 한다”며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 파악할 수는 없지만 한나라당이 송 시장, 햇볕정책을 지적하다 보니 규탄결의문을 만드는데도 민주당보다 늦고 특별법 제안도 늦지 않는가. 실제로 해야 할 일에 충실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은 정치적인 손해를 보더라도 국민, 특히 연평·백령도 주민이 불안해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왜 야당이라고 할 말이 없겠나”고 토로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당내 486 차세대 대표주자 중 한명인 송 시장이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자 내심 당혹해 하는 표정도 감지되고 있다. 자칫 국민정서를 자극,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 홈페이지에는 송 시장을 비난하는 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네티즌은 “온 국민이 충격의 도가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평도 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지자체장의 입에서 그런 식의 부적절한 농담이 나온 것은 결코 적절하지 못하며 솔직히 그의 사상이 의심될 정도로 심각하게 문제가 있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지난 26일 브리핑을 통해 “본인의 아들이, 본인의 가족이, 아니면 본인의 친척이 무참히 폭격 당했다면 현장에서 이런 농담이 나왔겠는가. 적에게 무참한 공격을 받은 처참한 현장에서 했다는 발언으로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면서 “‘폭탄주’ 망언, 송 시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강해인·김재민기자 jm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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