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안 난다

임양은 본사주필 ye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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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날 것인가?’ 북의 연평도전투 도발 이후의 최대 화두다. 이에 대한 답은 이렇다. 한마디로 “안 난다”는 것이다. 왜냐면 대한민국이 그만큼 대비하기 때문이다.

 

건드려보는 국지전은 치고 빠지면 그만이지만 전면전은 다르다. 이쪽을 먹을 만큼 우리가 만만해 보인 허점을 드러내지 않는 한, 저들은 되레 우리에게 먹힐 전면전을 감히 못 일으킨다.

 

민주당 원내대표 박지원은 참 이상한 사람이다. 북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대통령의 확전 방지 지시설을 두고 무던히도 물고 늘어졌다. 어디까지가 사실인 진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전으로 안 간건 바른 방향이다. 박지원에게 묻겠다. 그럼 전면전으로 가야 했단 말인가, 아니다. 그는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전쟁 위기설을 퍼뜨리며, 전쟁이 안 날려면 민주당을 찍어야 한다고 한 사람이다. 그랬던 위인이 확전 방지를 트집 잡았다.

 

수원 조원동 조원시장내 한 음식점에서 “박지원 그 것을… 뭣하고, 그런데 이명박은 물러 터져서…”란 큰 소리가 튀어 나왔다. 날품파는 이들로 보이는 40대 세명의 좌석엔 생막걸리병이 널려 있었다. 박지원에 대한 그의 말은 여기에 차마 그대로 옮길 수 없다. 대통령의 11·29 대국민담화 발표 전이다. 그들은 MB의 담화로 물러 터졌단 건 다소간 다르게 봐 졌을 것 같다. 그러나 박지원에 대한 인식은 달라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것은, 요즘 당내 일각에서 나오는 6자회담 복귀론 때문이다.

 

전면전은 국지전과 또 달라

 

우리의 군부대와 민가를 초토화한 기습적 침략 포화가 있은 지 이제 열흘이다. 이런 저들과 6자회담에 나가 이마를 맞대라니, 중국이야 그런다손 치더라도 민주당이 제정신인지 의아스럽다. 미워서가 아니다. 민주당에도 쓸만한 사람들이 적잖다.

 

대화하고 교류를 하라고 한다. 안 한 것이 아니다. 할만큼 했다. 하지만 약발은 그때 뿐이다. 속내는 이중성이다. 예컨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기간에 핵무기를 개발하였다. 이명박·김정일 정상회담 추진 접촉엔 저들이 거액을 요구해 불발됐다. 이를테면 출연료다. 김대중은 김정일 면담 출연료로 나랏돈 4억5천만 달러를 주었다.

 

별도의 대북지원 또한 지속됐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최근엔 연평도를 포격한 지난 23일 그날도 시멘트·의약품 등 대북지원 물자를 중국 단동에서 선적하던 참이다.

 

임진강 수해는 북측과 관련된 골치아픈 지역 현안이다. 이의 해결을 위한 남북공동 현지조사 일정을 세번이나 잡아 놓고도 번번히 어겨 무산 시킨 저들이다.

 

또 당했구나, 하고 뒤통수를 맞을 때 마다 우린 그랬다. 심지어 금강산에 간 손님 박왕자를 총으로 쏴 죽이기도 했다. 점점 간덩이가 커진 저들이 벌린 최대의 도박이 이번 연평도전투 도발이다. 후계자 옹립 기념으로 한번 더 떠본 것이다.

 

동포라고 했다. 동포애를 말했다. 틀린말은 아니다. 저들은 동포인 우리에게 온갖 몹쓸 짓을 다해도, 우린 저들에게 동포애로 대해야 한다고 해서 ‘그런 사람들이려니’하고 그렇게 대했다. 그런데 끝이 없다. 조금도 달라질 기색이 안 보인다. 알고보면 그럴 수 밖에 없다. 저들의 최고 가치는 남북 공존이 아닌 남조선 혁명이며, 교류는 다만 수단이기 때문이다.

 

단호한 응징태세, 전쟁 막아

 

이젠 우리도 변해야 한다. 잘못 길들여진 저들의 버릇을 당장은 고치기 어렵더라도 달리 대해야 한다. 이런 말이 있다. ‘대북강경책에 무슨 뾰족한 수가 있냐’고 한다. 없다. 이래서 고민이지만 갈 길은 있다. 더 이상 호락호락해 보여선 정말로 전쟁난다.

 

전쟁 날 것을 두려워해선 전쟁이 나고, 전쟁 날 것을 두려워 하지 않으면 전쟁이 안 난다. 천암함 폭침 후 대북심리전을 위해 휴전선에 큰 돈들인 시설물을 안 쓰고 묵혔다. “확성기에 포탄 세례를 퍼 붓겠다”는 북의 협박 때문이다. 이런 굴복을 양보란 이름으로 더 해선 한 없이 굴복당해 결국 전면전까지 도발 당한다.

 

평양집단이 진정성을 보일 때까진 단호하게 나가는 것이 전쟁을 막는 길이다. 서해5도의 한 섬을 자기네 해상경계선을 구실 삼아 침략 점거 하고자 하는 것은 전면전 유발의 한 시나리오 일 수 있다. 저들 시나리오는 이 밖에도 또 있다.

 

어제 끝난 서해 한·미연합훈련은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다. 헐렁한 것 같지만 견고한 것이 자유민주주의며 국민적 태세다. 자유민주주의인 대한민국은 이래서 북의 도발을 막는다.  임양은 본사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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