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건강

디지털기기에 강박적인 집착 또 제대로 적응못해 발생하는

두려움 등은 ‘테크노스트레스’ 쉬는 습관·불안함을 인정하라

스마트폰 알람에 잠을 깨고 스마트폰 뉴스와 함께 아침식사를 한다. 출퇴근 때는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거나 동영상을 보거나, DMB를 시청한다. 좋아하는 노래들은 스마트폰 앱으로 편곡해 듣는다. 스마트폰으로 스케줄을 확인하면서 일과를 시작하고, 쉴 때는 스마트폰 게임을 하거나, 앱을 검색한다. 퇴근 후에도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하다 잠이 든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스마트폰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고, 이를 소지하지 않으면 초조함이나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렇게 스마트폰 등의 새로운 첨단 디지털기기에 과도한 집착을 보이거나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테크노스트레스’라고 한다. 테크노스트레스는 크게 보면 여러 스트레스 중 한 가지로, 과거에는 새로운 기기에 대한 적응에 실패한 사람들이 겪는 스트레스나 그 반대로 강박적인 집착을 보이고 기기와 과동일시(overidentification)함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일컫는 말이다. 그 주요한 증상은 양쪽 모두 심리적 불안과 이로 인한 각종 신체적 질환이다. 1983년 미국의 심리학자인 크레이그 브로드(Craig Brod)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디지털기기에 너무 의존하게 되는 ‘컴퓨터의존형’이 그 중 하나다.

 

최근 한 포탈사이트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857명의 남녀 직장인 중 41.2%인 353명이 전자기기가 없으면 불안해하는 증상을 호소했다. 이들은 주위 분위기에 휩쓸려 꼭 필요하지 않은 기기를 구입해야할 것 같은 의무감을 느낀다.

 

또 디지털 기기에 대한 지나친 의존으로 기억력이나 계산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디지털 인지장애가 생길 수 있고, 전자기기 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강박적 양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상대방과의 대화내용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지고, 사람들과 얼굴을 보며 대화하는 것보다 소셜네트워크(social network)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하다. 그렇지 못할 경우 불안, 초조 증상이 주로 나타나면서 맥박이 빨라지는 빈맥, 손발 떨림, 원형탈모, 두통 등의 여러 신체적 증상까지 동반된다.

 

디지털기기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스마트폰 조작에 익숙하지 못하거나 메커니즘을 따라가지 못해 몸과 마음이 디지털기기들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증상이다. 일찍이 컴퓨터를 접할 기회가 없었던 중년이나 장년층의 샐러리맨이 많다. 잘 다루지 못하겠는데 기기 사용을 사회 분위기 상, 업무 필요에 따라 강요받는 상황에서 중압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또 업무능력과 무관하게 디지털기기 때문에 제대로 된 업무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데서 오는 박탈감도 그 원인이 된다. 사회에 뒤쳐지고 있다는 두려움, 수면장애, 소외감, 무기력감, 권태감, 노이로제, 식욕부진 등이 주 증상이며 심할 경우 회사를 그만두거나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급속한 기술혁신과 쏟아져 나오는 정보, 기기들을 적극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디지털기기를 수용할 수 있도록 적응력을 키우는 것이다. 우선 디지털기기 애용자라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 눈이 피로해지면 먼 곳을 한 번씩 보고, 잠깐씩 의식적으로 쉬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또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자신이 일주일 동안 디지털기기를 활용했던 리듬을 의식하고 되돌아보면서 패턴을 바꾸거나 쉬는 것이 좋다. 디지털기기가 불안하다면 디지털기기로 인한 불안함을 먼저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디지털기기 활용이 어렵다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고 주변의 젊은 사람들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최 민 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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