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선상서 ‘오무동’ ‘버나놀이’ 공연···탄성 이어져
“굉장합니다. 한국의 전통문화가 이렇게 아름답고 흥겨운 것인 줄 처음 알았습니다.”
조용한 나라 호주 시드니를 쨍쨍한 꽹과리 소리가 뒤흔들었다. 상쇠의 연주에 이어 장구, 북, 징, 소고 등 갖가지 악기들이 한데 어우러지고 농악단의 기예에 가까운 퍼포먼스가 이어지자 한국 교민을 비롯한 세계인은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농악판에 흠뻑 빠져들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평택농악이 호주 시드니에서 4일 간 4차례의 공연을 펼친 것.
평택농악보존회(회장 김용래)와 오용원 평택문화원장, 최점숙 경기도의회 문화공보위원회 의원 등 34명으로 구성된 평택농악 호주 초청공연단은 지난 1월24일 스트라스필드 광장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크루즈 선상, 한인친선배구대회, 블루마운틴 에코포인트에서 한국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떨치는 감동의 공연을 선보였다.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시드니는 이러한 환경을 깨끗하고 수려하게 보존해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낭만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달링하버에는 다양한 레스토랑, 극장과 더불어 아쿠아리움과 동물원이 자리잡고 있으며 본다이비치, 맨리비치 등 해변과 ‘아름다운 절벽’ 갭팍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명소다.
공연단은 공연 첫날인 24일 시드니시와 상공회의소의 초청으로 스트라스필드 광장에서 수백여명의 시민이 모여든 가운데 역동적인 공연을 펼쳤다.
판굿, 쇠놀이, 설장구, 버나놀이, 열두발 상모 등이 차례차례 선보일 때마다 관객들은 눈을 떼지 못했고 흥겨움에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 사람의 어깨에 어린이를 포함해 4명이 올라가는 ‘오무동’으로 공연이 절정에 달하자 여기저기서 박수와 탄성이 쏟아졌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관객들은 자리를 뜨지 못하고 농악단과 함께 손에 손을 잡고 빙빙 도는 ‘강강술래’를 연출하기도 했다.
호주인 라라 존슨씨(53·여)는 “머리로 긴 띠를 돌리는 것(상모)이 매우 인상적이며 어린이들이 함께한 오무동은 눈물이 날 정도로 놀라웠다”며 “한국의 전통 공연은 참 아름답고 에너지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25일에는 세계 3대 미항인 시드니하버의 크루즈 선상에서 공연이 이뤄져 시드니 항구와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한 동·서 문명의 조화가 환상을 이뤘다.
크루즈가 시드니 항만을 유유히 항해하자 쪽빛 바다와 하얀 조가비 모양의 오페라하우스, 하버 브릿지 등이 차례로 눈앞에 펼쳐지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공연단은 공연 마지막날인 27일 세계적 관광 명소 블루마운틴 에코포인트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이곳은 호주 원주민인 에버리진만이 공연을 할 수 있는 신성한 곳으로 평택농악 공연단이 최초로 금기를 깬 것이다.
해발 1천m의 에코포인트에 서면 전설의 세자매봉을 비롯해 유칼리나무가 햇빛에 반사돼 푸른빛이 돈다는 블루마운틴의 절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이곳에서 만난 원주민공연단의 조 클렌시 단장은 평택농악 공연단에게 감사의 선물을 증정하며 “한국의 평택농악 공연은 세계 최고의 퍼포먼스”라고 극찬했다.
공연단장인 오용원 평택문화원장은 “이번 공연은 평택농악의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평택농악의 진수를 널리 알리고자 한 것”이라며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인 평택농악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도민들과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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