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급식에 밀려… 공교육 뒷걸음치나

道, 내년 원어민교사·방과후학교 예산 대폭 삭감…사업 축소 불가피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내년도 예산을 확정한 가운데 친환경 학교급식 예산을 대폭 늘린 반면 원어민 교사나 방과후 학교 예산 등 교육향상과 관련된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면서 공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21일 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도는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협력사업으로 농어촌 중소도시 좋은학교 만들기 9억원, 농어촌지역 소규모학교 살리기 6억3천만원, 초·중등학교 원어민 보조교사 지원 38억9천만원, 초등 병설 유치원 종일반 운영에 6억9천여만원 등을 지원했다.

 

이와 함께 주말 초등학생 버스학교 운영에 6억원, 종일돌봄교실 운영 3억2천만원, 경기과학영재학교 과학연구센터 건립지원 39억원, 마이스터고 지원 10억원 등 총 130억원이 넘는 교육협력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도가 친환경 학교급식 예산은 58억에서 400억원으로 증가하는데 합의해 주면서도 가용재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교육 분야별로 절실한 예산은 세우지 않아 이같은 사업은 내년부터 중단되거나 축소될 수밖에 없다.

 

또 도교육청의 예산도 예산심의과정에서 초·중·고등학생의 교육 향상과 연관된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어민 보조교사 지원 예산은 당초 105억3천만원이었지만 예산심의 과정에서 27억8천만원이 삭감돼 지원 초등학교가 379개교에서 279개교로 줄어들게 됐다.

 

영어 듣기능력평가와 영어교사 TEE(영어의사소통능력) 인증제, 방학 중 단기 집중 영어교육프로그램 도입을 위한 영어교육활성화 사업도 총 3억2천만원의 예산 중 1억2천만원이 깎여 TEE 인증제만 실시하는 등 영어교육예산이 크게 삭감됐다.

 

또 36개 학교에서 운영 중인 방과후학교도 초등학교 25개교, 공립중학교 50개교 등 총 75개교로 대폭 확대할 예정이었지만 관련 예산이 15억원에서 7억5천만원으로 절반가량 깎이면서 올해과 같은 수준에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양한 분야의 인재 육성을 위해 과학·예술·외국어 등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고교 교육과정 특성화교 운영 사업 관련 예산은 당초 22억4천만원이었지만 10억원이 삭감돼 특성화 학교의 교육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이같은 교육예산 삭감은 ‘친환경 학교급식 등 지원’ 예산이 58억원에서 400억원으로 증액된 것과 대비되면서 급식문제 등 정치적인 사안에만 치중한 나머지 공교육 활성화는 뒷전으로 밀어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도의회 관계자는 “예산 심의과정에서 교육과 밀접한 사업 예산들이 삭감됐지만 대부분 단위사업으로 낭비요인을 줄인 것”이라며 “향후 예산이 추가로 필요할 경우 추경을 통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예리·박성훈기자 yell@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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