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 경안동 박윤호씨
구두닦기를 하면서 3년째 소년·소녀가장을 돕기 위해 수백만원을 기탁한 이웃이 있어 지역에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광주시 경안동 광주클리닉 앞 구두닦이 박스에서 구두를 손질하는 박윤호씨(53).
지난 2005년 광주와 인연을 맺은 박씨는 권투에 소질을 보인 정다운 선수를 발굴해 MBC 신인왕에 등극시키는 등 자신이 과거 가졌던 세계챔피언의 꿈을 정 선수를 통해 이루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정 선수 한쪽 눈의 시력이 점차 사라져 외눈박이 복서가 된 것이다.
이로인해 박씨는 후배 양성의 꿈을 잠시 접고 지난 2007년부터 경안동 광주클리닉 앞에서 과거 불우한 어린 시절 무작정 상경해 배고품과 온갖 고초를 겪었어도 삶을 지탱해 준 구두솔을 다시 들었다.
자신의 생계와 공익을 위해 봉사할 일이 무엇인가 고민하던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박씨는 “(내 처지에서) 생계도 잇고 남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이 있을 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권투를 가르치는 것외에 구두 닦는 것이 최선의 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손님의 구두를 닦는 대가로 한켤레에 2천~3천원을 받아 생계를 꾸리면서도 매년 청소년을 돕기 위한 성금으로 100만~120만원씩 기탁하고 있다.
최근까지 그가 기탁한 금액은 300여만원.
더욱이 장애인들에겐 무료로 구두를 닦아주거나 수선을 하면서 “용기를 잃지 말라”고 위로의 말도 건넨다.
이런 박씨가 최근 구두손질에 열을 더하고 있다. 매년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늘릴 생각이었나 경제불황 여파로 수입이 줄자 많은 금액을 기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박씨의 구두방엔 단골 손님이 많은 편이다. 세상 풍파를 나름대로 헤쳐나온 박씨의 인생 경험담을 듣고 삶에 대한 자신감을 찾거나 생활의 활력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1년째 단골이라는 김미영씨(29·경안동)는 “구두손질도 잘하지만 가끔 아저씨의 세상사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용기를 얻게 된다”며 “구두방에서 밝히는 따뜻한 촛불이 다가오는 봄의 따사로움과 함께 우리네 마음의 빗장을 열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어려운 이웃들이 서로 협력해 세상을 힘차게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는 터전을 이룩하는 것이 꿈”이라며 “해마다 불우청소년을 돕기위한 성금을 더 늘려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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