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즐기기에 안성맞춤
천고마비(天高馬肥). 하늘은 높고 말은 살 찌는 계절, 가을이다. 높푸른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뺨을 스치고 따사로운 오후의 햇살이 넉넉한 엄마품처럼 포근하다. 여기에 결실의 계절이라 불리는 가을엔 온갖 과실과 곡식이 넘쳐나 너나 할 것 없이 부자가 된 기분이다.
하늘만 바라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계절, 노랗게 물든 들녘과 붉게 물든 단풍까지 형형색색으로 마음을 물들이는 다채로운 색(色)의 향연에 먹을거리까지 풍성한 도내 가을 축제의 현장속으로 떠나보자.
특히 가을 추수철엔 유독 음식을 테마로 한 축제가 많아 미식가들을 유혹한다. 고소한 풍미에 웰빙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잣을 테마로 한 가평의 잣 축제, 새색시 볼 같이 탐스러운 이천의 복숭아축제, 시큼하고 달큰한 맛이 일품인 김포의 포도축제를 비롯 약재로도 널리 이용되고 있는 쑥을 테마로 한 인천시 강화 약쑥 축제까지···. 제철 별미거리에 지방의 전통문화와 볼거리, 즐길 거리가 어우러진 축제속으로의 여행은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후텁지근한 여름을 뒤로 하고 선선한 가을바람에 나들이객의 마음도 들떴던 9월. 온 가족이 함께 문화와 역사의 현장에서 만끽한 가을축제는 어떤 모습일까. 도내엔 이색적인 옷으로 갈아입은 현대공연과 전통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전통연희, 그리고 항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포구축제 등이 관람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피에로와 함께해요, ‘인천 국제클라운마임축제’
‘클라운마임’은 피에로와 어릿광대가 몸짓과 표정으로 표현하는 무언극. 유럽 등에서는 ‘스트리트 마임’이라고도 불린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축제는 9월9일부터 12일까지 인천 관내 극장 ‘돌체’, 인천도호부청사, 부평문화사랑방, 부평아트센터 등 4개 공연장에서펼쳐졌다. 특히 일본, 뉴질랜드, 이스라엘, 러시아, 미국, 독일, 한국 등 7개 다국적 마임 아티스트들이 참가해 벌인 경연은 톡톡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각 나라 고유의 민족 특성과 에너지로 세대 간, 지역 간, 계층 간의 벽을 허물고 나아가 국가 간 문화와 화합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전통연희의 숨결 속으로,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
올해로 10회를 맞은 바우덕이 축제는 유네스코 공식단체인 CIOFF의 공식축제로 지정, 우리 전통을 소재로 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는 태풍과 장마 등으로 강물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안성종합운동장, 시민회관, 안성여성회관과 보건소 등 실내에서 9월7일부터 12일까지 진행했다.
행사 마지막날인 12일엔 폭우 등으로 행사를 조기종료해 시민들의 아쉬움을 남긴 축제는 우선 7일 축제를 열어도 좋다는 허락을 받는 전야제인 ‘곰뱅이트기’를 시작으로 축제기간 동안 남사당놀이 공연, 남사당놀이 체험, 길놀이 등 전통연희극을 비롯 대만, 멕시코, 우크라이나, 북사이프러스, 브라질 등 5개국이 참가한 국제민속극 공연 및 바우덕이 전국 풍물경연대회 등 풍성한 공연을 선뵀다.
◇포구서 즐기는 로맨스, ‘김포 대명항 축제’
올해로 제4회를 맞은 김포 대명항축제는 9월10부터 12일까지 3일간 김포 대명항 및 염하강 일원에서 열렸다. 10일 해군 의장대의 절도있는 공연을 시작으로 이날 오후 5시엔 수도권에선 처음으로 전투함을 테마로 조성된 김포함상공원 개장식을, 이어 7시엔 축제 축하공연 등 3일간의 신나는 축제를 벌였다.
김포함상공원은 퇴역 상륙함 2천t급 ‘운봉함’(길이 99.6m 너비 15.3m) 내부를 전시실과 체험시설, 공연장 등으로 리모델링하고 공원 주변 9만5천여㎡에 해병대 노후 장갑차 2대와 해상초계기 1대 등을 전시했으며 내부에는 첨단 3D영상으로 전투상황을 실감나게 재현해 아이들의 학습체험에도 함 몫했다. 축제기간 중에는 경기도 트레킹코스 제1구간(DMZ 트레킹 코스)으로 지정된 대명항에서 덕포진까지의 트레킹코스 걷기행사도 벌어졌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