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의 도화선이 됐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주임검사로 유명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4선, 의왕·과천).
그가 일곱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중학교 입학금이 없을 정도로 찢어지게 가난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중학교 입학금이 모자라 어머니가 입학금을 깎아 달라고 사정하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 순간 어릴 적부터 간직한 시인의 꿈을 접고 힘센 사람이 되어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줘야겠다고 결심했다”던 그는 지금 집권 여당의 가장 힘 있는 대표로 우뚝 서 있다.
■ 의왕에 철도특구·지하철 만들 것
안 대표는 9월 1일 본보와 가진 특별인터뷰에서 의왕·과천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큰 선물’(지역발전 계획)을 공개했다. 과천의 경우, 정부청사 이전부지에 R&D 단지와 대기업 본사를 집중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천지원특별법을 반드시 통과시켜 과천에 R&D 단지와 대기업 본사를 집중적으로 유치해 과천의 세수와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지금까지는 마권세를 지키는데 주력했는데 이제는 청사이전에 따른 과천지원이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4선으로 당대표이기 때문에 과천시민을 위해 큰 봉사를 할 수 있고, 제가 움직여야 할 시점이 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의왕에 대해서는 전날인 1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사실상 확답을 받은 철도특구 추진을 약속했다.
■ 정도를 가르친 어머니-부드러운 카리스마
안 대표는 가난했던 집안얘기를 하면서 어머니에게서 ‘정도(正道)’를 배웠다고 말했다.
“집안은 가난했지만 어머니가 저한테 ‘언제나 올바르게 살라’·‘정도로 살라’고 철저히 교육을 시켰기 때문에 그동안 올바르게 살려고, 정도로 살려고 노력을 했다. 정치도 ‘정도의 정치’를 펴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정도를 지키다 보니 원칙주의자가 됐고, 원칙을 지키다 보니 강성으로 비추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내가 원칙주의자이기 때문에 강성으로 비추기도 하는데 강성이 아니고 의원들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졌다고 한다. 원내대표 두 번과 당대표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의원들이 지지 안했으면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내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졌다는 그분들의 말씀이 옳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 날카롭게 보이는 것은 야당을 10년 하면서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투쟁을 했다. 투쟁의 이미지가 각인이 돼서 그럴 것이다.”
■ 인권제도 크게 개혁하기 위해 정치입문
‘젊은 시절 민주화 운동, 박종철 사건 수사담당검사, 인권변호사, 다문화 지원활동 등을 많이 했는데 그런 이미지와 지금 보수당 대표 이미지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를 하게 된 동기가 궁금하다’는 질문에, 안 대표는 “인권에 관한 큰 제도를 개혁하기 위해 정치를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변했다.
그는 “저는 중도보수라고 보면 된다”면서 대학 다닐 때 학생회 부회장을 하며, 사카린 밀수사건 성토대회 주도하다 대학 3학년 때 1개월 정학 받은 일, 4학년 때는 6·8 부정선거로 박정희 정권에 항의하다 집시법 위반으로 피해 다닌 일, 졸업한 뒤 고향 마산에 내려가 1년 야간학교 선생 뒤 고시공부해 검찰생활, 박종철 사건으로 검찰을 그만둔 뒤 인권변호사로 활동한 일들을 술회했다.
그는 “인권변호사를 해보니깐 개인적인 활동 가지고는 인권에 관한 큰 제도를 개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내가 정치를 하는 게 좋겠다 생각했다. 법조 선배인 이회창 씨(현재 자유선진당 대표)가 신한국당에 입당한다고 해서 그분을 존경하고 친했기 때문에 따라서 신한국당에 입당을 했고 15년째 국회의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변화와 개혁, 화합과 상생
대표가 된 후 성사시킨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만남 등 화합의 정치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안 대표는 대표경선 때 내건 ‘변화와 개혁, 화합과 상생’을 거듭 강조했다.
“‘변화와 개혁, 화합과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고, 대표가 되고 나서 바로 시작한 것이 박 전 대표와 이 대통령의 화합이다. 서로 화합하고 협력하는 것이다. 그 일을 제일 먼저 했고 성사가 됐다.
그는 변화와 개혁과 관련, “한나라당을 변화시키겠다”면서 국민지향공천제도개혁특위·2030 본부(20대·30대와의 소통)·디지털본부(디지털지도자 1만명 양성)·서민대책특위·문화예술특위·디지털한나라당(지난 1일 창당)을 만든 사실을 소개하며 “제가 지금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고 의욕을 보였다.
안 대표는 또한 화합과 상생의 정치에 대해 “우선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와 화합하도록 했고, 야당과 상생의 정치를 펴겠다. 야당 전당대회가 끝나면 야당 지도자들과 만나 상생의 정치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 창출
안 대표는 당의 보수 이미지와 복지 정책에 대해서도 변화를 강조했다.
보수 이미지와 관련, 그는 “지금까지 우리가 너무 보수적인 색채를 띠고 있지 않았느냐 생각한다. 그래서 따뜻한 보수·합리적 보수·중도보수 이런 쪽으로 방향을 바꾸려고 한다. 대북관계도 보다 전향적으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복지 정책에서는 “서민복지를 위해 보다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한다”면서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 창출”이라고 밝혔다.
“20·30대가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도록 적어도 60대까지는 직장에서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것이 최고의 복지라고 본다. 또 일할 수 없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정책,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당의 정책을 바꿔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책 바꾸지 않고 소통만 한다고 해서 되겠나, 정책을 바꿔가면서 (20·30대와) 소통해 나가겠다.”
대담=최종식 정치부장, 정리=김재민기자 jmkim@ekgib.
사진 전형민기자 hmje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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