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한우 사산·돌연사 축산농가 “백신도 불안해…”

잇단 ‘부작용’에 무용론도 고개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백신을 접종한 소가 잇따라 구제역에 걸리고 폐사와 사산 등 부작용 의심소까지 발생, ‘백신 무용론’이 고개를 들면서 축산농가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4일 경기도와 한국한우협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경기도 전역에 있는 모든 소에 대해 백신을 접종하기로 결정, 지난 3일 오후 6시 현재까지 70만2천여두의 소 중 19만1천여두에 접종을 마쳤다.

 

특히 도는 12개 발생지역 중 고양, 파주, 연천, 동두천, 여주 등 5개 시·군에서는 예방 접종을 모두 완료했으며 안성, 화성, 평택 등 아직 발생하지 않은 남부지역까지 예방 접종을 빠른 시일내에 마칠 계획이다.

 

구제역 백신 접종은 예방을 통해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고, 발생 농가에만 살처분 조치를 해 인근 농가는 ‘예방적 살처분’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소를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접종한 가축이 전염원 역할을 할 수도 있고, 항체형성 과정에서 감염될 우려와 번식우의 사산, 유산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를 방증하듯 김포에서 최근 백신을 접종한 한우 93마리 및 젖소 261마리 등 354마리의 소가 심한 구제역 증상을 보여 모두 살처분할 예정이다.

 

또 같은 기간 백신을 접종한 한우 152마리는 식욕부진 등 경미한 증상을 보여 시 방역대책본부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연천에서도 백신을 접종한 7곳의 농가에서 10여마리의 소가 사산하거나 유산, 기립불능, 쇼크폐사 등의 증상을 보여 방역당국에 신고를 해둔 상태다.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백신 접종 무용론이 입소문을 타면서 마음을 졸이며 예방 접종을 받고 있는 도내 축산농가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소 이외에 돼지에도 구제역 백신을 예방접종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돈농가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임관빈 한국한우협회 서울·인천·경기도지회장은 “백신 접종 후 구제역 발생사례들이 생기고 있어 축산농가의 우려가 높다”며 “백신의 안전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지만 현재로서는 정부의 방역대책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역학조사를 통해 백신의 부작용이나 무용론 등을 따져봐야겠지만 예방접종이 확산 방지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양형찬·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의정부ㆍ동두천도 구제역

 

용인ㆍ화성에선 의심신고… ‘필사적 방역’ 무색

 

의정부와 동두천 한우농가의 구제역 의심신고가 양성으로 판정되고 용인·화성지역에서도 의심신고가 접수돼 방역당국의 예방의지를 무색케했다.

 

더욱이 예방백신을 접종한 양평의 한 한우농가에서도 구제역 증세를 보여 축산농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기도 구제역 재난안전대책본부는 4일 “의정부시 산곡동 강모씨 한우농가에서 의심 신고된 구제역이 ‘양성’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현재 해당 농가 소 58마리를 매몰 작업 중이며 반경 500m 내 젖소농가 1곳 27마리도 예방적 살처분할 예정이다.

 

이날 동두천시에서도 구제역 의심농가에 대한 시료 분석 결과, 구제역 양성 반응으로 경기북부의 구제역 방역망이 사실상 붕괴됐다.

 

상패동에 위치한 이 농가는 지난달 28일 한우 1두가 수포와 침흘림 등 구제역 의심증상을 보여 시에 신고했으며, 우제류에 대한 살처분은 14개 축산농가, 1만여두에 이른다.

 

이로써 경기북부 구제역 발생지역은 10개 시·군 중 구리를 제외한 9개 시·군으로 늘어났다.

 

용인시도 4일 백암면 근삼리 돼지농장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방역관이 현지조사중이다.

 

이 농장은 이날 오전 11시30분께 1천마리의 돼지 중에 2마리가 발굽이 붓는 등 구제역 의심증상을 보인다고 신고했다.

 

특히 지난 3일 오전 10시께 예방백신을 접종한 양평군 옥천면 용천리 이모씨의 한우농가에서 사육 중인 한우 32마리 중 1마리에서 침 흘림과 식욕부진 등의 의심신고가 접수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정밀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같은날 오후에는 화성시 팔탄면 노하리의 젖소농장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젖소 53마리가 살처분됐다.  의정부·화성·용인=김동일·강인묵·강한수기자53520@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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