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체장애인協 부평지회, 어르신에 점심 대접
“아저씨, 식판 저한테 주세요. 고기 많이 드릴께요.” “슬기 이제 시집가도 되겠다. 근데 아저씨 고기 많이 못 먹으니깐 조금만 줘.”
5일 낮 12시20분께 인천 부평구 청천동 인천지체장애인협회 부평구지회 사무실 옆 사랑방무료급식소.
장애인들이 휠체어나 목발 등에 의지해 급식소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들은 그동안 몇차례 이모를 따라 놀러오다 방학을 맞아 봉사활동으로 배식대 앞에 선 현슬기양(16·여·청천중 3)을 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이날 반찬들은 무생채, 돼지고기 볶음, 단무지 무침, 김치, 콩자반, 미역국 등 장애인들이나 홀몸어르신들이 찾는 이곳 특성에 맞게 너무 맵거나 짠 음식 대신 쉽게 소화가 가능한 음식들로 준비됐다.
대부분 장애인이지만 서로 의자를 빼주고 앉을 때까지 기다려주며, 더 불편한 이들에게는 직접 자리에 식판을 가져다 주는 일이 조금 다를뿐 40여명이 함께 밥을 먹는데 크게 불편한 것도 없었다. 비록 장애인이지만 서로 도우며 사랑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인천지체장애인협회 부평구지회는 가로정비사업과 주차장 관리 등으로 얻은 수익금을 이용, 지난 2006년부터 컨테이너박스에서 ‘사랑방무료급식소’를 운영해 한달에 1천500여명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이곳을 찾아 끼니를 때우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특히 지난 추석연휴 집중호우로 대부분의 집기가 물에 잠겨 20여일 동안 운영되지 못했지만 장애인들과 인근 소방서 등의 도움으로 한달여 동안 재건작업에 착수, 다시 문을 열었다.
지체장애인 김대진씨(56·인천시 부평구 부평5동)는 “밥도 먹고 다른 장애인들과 얘기도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주방을 담당하는 문정민씨(46·지체4급)는 “급식소 시작 때부터 음식을 만들고 있는데 장애인이나 홀몸어르신이 따로 갈 곳이 없는만큼 늘 기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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