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급등… 건설사들 “두렵다”

철강재 6.5%↑등 자재가격 들썩… 연초부터 부담 가중

경기도내 건설업체들이 연초부터 들썩이는 건설 원자재 가격 때문에 우울한 새해를 맞고 있다.

 

건설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건설 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재값 인상은 가뜩이나 어려운 건설업체에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도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물가가 전방위적으로 치솟으면서 건설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기초재, 마감재 등 자재가격이 대폭 오르면서 건설공사 원가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올들어 철근, H형강 등 철강재가격이 6.5% 인상됐다.

 

공사비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재는 철근으로 원자재의 10% 정도를 차지해 도내 건설사들을 옥죄고 있다.

 

고장력 10㎜ 철근을 기준으로 지난해 말 가격은 t당 76만원이었으나 최근 제강사들은 5만원 인상한 가격을 건설사에 통보하고 있다.

 

건설업계에는 제강사들이 조만간 3만~4만원을 추가인상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추가인상이 이뤄질 경우 철근 가격은 최대 12% 정도 오르는 셈이다.

 

이달 말 제강사와 건설사가 협의를 거쳐야 최종가격이 결정될 예정이지만 최근 철근 원재료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인해 최종가격도 인상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마감재가격 역시 급등해 토탈가구 형식으로 주방과 거실, 침실에 한꺼번에 들어오는 가구제품의 경우 지난해 초 대비 15%는 올랐다고 건설업계는 분석했다.

 

최근 위생도기 제품 가운데 인기를 끌고 있는 수전금구도 원재료인 황동(구리와 아연을 혼합한 비철금속)의 국제가격 급등으로 대폭 올랐다.

 

문제는 국제적인 원재료가격 상승세가 지속돼 자재가격도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철강재만 보더라도 원재료인 철광석과 유연탄은 최근 주산지인 호주의 폭우로 가격급등이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들은 이처럼 건설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으나 국토해양부를 통해 표준건축비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자재가격 인상분을 수용할 수도 없어 답답해하고 있다.

 

도내 A건설사 관계자는 “자재가격이 1%만 올라도 건설사에는 부담이 엄청나게 늘어난다”라며 “건설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자재값 상승분을 반영해 공사비를 무작정 증액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B 주택건설사 관계자는 “문제는 새로 분양할 주택에서 인상분을 수용해야 하는 데 있다”며 “마감재별 경쟁입찰을 실시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인상분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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