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도시들이 자신들의 도시를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국가차원에서 뿐 아니라 지역차원에서 집단적으로 이뤄지기도 한다. 유럽은 일찍이 매년 몇몇 도시를 문화도시로 지정하는 사업을 추진해왔고 일단 문화도시로 지정된 도시는 일년 내내 각종 문화행사와 축제를 개최하면서 도시의 대외 브랜드 가치와 경제성을 제고하는 한편, 여러 다양한 문화가 소통되고 결집되는 효과를 얻고 있다. 이러한 예는 유럽뿐 아니라 남미와 아랍지역에서도 발견된다.
흔히들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대형 건조물을 세우거나 랜드 마크 조형물을 설치하곤 한다. 아주 매력적인 박물관, 미술관 등을 세우는 것도 이러한 범주에 속한다. 도시속의 슬럼지역을 재정비하고 이 자리에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 마크 조형물을 세우지만 이러한 대형 프로젝트들이 항상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사라진 도시의 문화와 전통은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가? 한 번 사라진 문화는 여간해서는 회복시키기 어렵다. 특히 역사문화도시에서는 심각한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 아주 객관적이고 공정한 문화환경 평가에 기초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평가의 신빙성은 매우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사라진 문화는 회복 어려워
러시아의 생트 페테스부르크는 대표적인 문화도시로 도심의 대부분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 도시는 최근, 개발과 보전이라는 극심한 대립의 홍역을 치룬 바 있다. 러시아 제1의 석유가스 회사와 협력하여 도심 근방에 대형 컨벤션 타워를 건설하는 계획을 가지고 이를 반대하는 시민과 찬성하는 지지파간의 열띤 설전이 있었다. 대형 랜드 마크는 천년을 이어온 역사성을 크게 훼손한다는 반대파의 주장에 맞서 개발지지자들은 ‘문화는 항상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도시는 미래와 창조를 지향해야 하며 새로운 문화의 건설은 문화도시의 전통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맞대응을 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외국관광객 1천만명의 시대를 맞고 있다. 한국을 찾는 대다수의 관광객들은 서울의 명동, 인사동 등과 함께 최근 한류로 널리 알려진 몇몇 장소를 찾는데 그치고 있다. 역사와 인간다운 모습이 서린 소도시와 도농도시를 찾는 관광객들은 극히 적다. 물론 이에는 이들 도시들의 문화콘텐츠가 빈곤하고 숙박시설 등이 열악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찾고 싶은 거리, 매력적인 장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형프로젝트를 선호하면서 도시의 전통성과 역사성을 훼손하기 보다는 도심 내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는 공간, 광장들을 살아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방식이다. 매력적인 도시는 대형 사업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조그만 광장을 인간미 넘치는 공간으로,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살아있는 공간에 의해 달성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살아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매력적인 문화도시는 생기 넘치는 골목과 광장을 가지고 있다. 결코 외형적인 화려함으로 매력적인 도시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보다 아기자기한 신비함과 비밀을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방문객들이 신비한 공간에서 이야기를 찾아가게 만드는 것이 고차원적인 문화마케팅이며 매력적인 도시로 만드는 첩경이다. 허권 유네스코평화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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